부처님과 더불어 강원도로 몰려 내려 오신 도시님들 덕분에 휴가철 찜쪄 먹는 차 막힘에
촌동네 농협 마트는 때 아닌 장사진으로 인해 계산원 아가씨 손가락 물집 잡히도록 계산기를 뚜디려 대고 있었다
부처님 덕분에
강원도 촌동네가 차고도 넘치나이다
연휴삼겹살타불~
어느 도공의 혜안 이었는지
아님 장승을 만드시던 날 뚜껑 열리는 일이 있으셨는지
머릿 부분을 개방해 놓으신 덕에 부리색 연한 일곱 심장을 얻으시도다
받침대에 보조 조명장치 까지를 만든 뒤에야 겨우 얻어 낸 사진
빗속에 잠시 몸을 피해야 했던 어미새 생각으로야
"남의 일에 뭔 지랄로..."가 되겠지만...
전체적인 사진을 어깨 넘어로 넘겨다 보던 아내의 엽기평...
"곱창 속에 삼켜진 새들 같구만..."
아내를 위해 셀프로 준비한 산중 휴일의 점심상
엄나무순 부터
참나물
왕고들빼기
취나물이며 뽕잎까지의 소담함에 더해
희고 붉은 철쭉꽃 한송이씩 살짝 얹아 주는 센스 무진장의 탁월함...
온갖 산채와 소채들이 넘쳐나는 밥상이니 저 아래 마을에서 염불처럼 외쳐대는 웰빙이야 어찌 되었든
나는 또 이 자연 속에서 얼마나 공손한가?
너무 긴 3일의 연휴가 황공도 하여 그 중 하루는 사무실에 자진 헌납 하기로 했으며
겨우내 치우지 못한 통나무를 잘라 정갈히 쌓고 나니 숙원 사업 해결한 마음,
그 자리를 다시 정리하여 해먹 하나 매어 놓고 누구든 손님이 되어 줄 그때를 위해
언제든 불목하니가 되어도 좋을 분위기 조성에 주력...
비 오실 때쯤 앞산 휴양림으로 모인 동무들 틈새에 끼어 보니 넓은 방 구석구석에 조용히 끼어 앉은
늙어빠진 수탉들 가운데 원기왕성 의기양양 하신 쌈닭들, 남편들 씹어대기에 그 흥이 도도 하시도다...
이 비가 아니었으면
무엇이든 일거리가 되는 산중 살림,
장 장 3일의 마당쇠 노릇으로 골병이 들었을 것이 분명한데
올 초파일에 오신 부처님은 대빵 쎄거나 머리가 왕창 좋으신 부처님이 분명한 것 같다
그 중 하루 비를 내리심으로써
산중 망중한을 누릴 수 있게 하셨으니...
기왕 은총을 내리시는 길에 금총에 버금 가는 낮술 은혜도 주셨으면 더 바랄게 없겠나이다
스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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