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신림역 플랫 홈]
길은 이렇게 있으되
잠시 쉬어 가라고
드디어 본격 휴.가.철...이 되었습니다
동 으로
또 동으로...
폭염 속의 휴가 행렬 끝이 없고
사람 구경하기 힘들던 시골마을이 외지 사람들의 발길로 번잡 하고
계곡마다 그늘마다
아슬아슬 차림이 넘쳐 납니다
피서(避暑)는 이제 피서(避西)로 바뀌었는지
온통의 차들이 향동의 한길로 모여들어 느릿느릿 미어터지는 여름...
사 들인지 세해가 넘도록 비 맞추고 이슬 맞추기를 일삼던 건조기 지붕 씌우는 작업 하나 겨우 마쳐 놓으니 이내
손님들...
없는 살림 알뜰살뜰 해 보리라고 비싼 스레트 대신 제천의 고물상까지 찾아가 코팅 함석을 싼 값에 사 들이기는
했으나
이틀의 주말에 휴가로 까지 시간을 만든 도시의 조카,친구,먼 가족들 까지 우루루~ 몰려 닥치고 보니 이틀의 시간이란
것이 일을 하는 시간으로 보다는
거의 술 상무의 지경에 이르고 맙니다
[소토골 햇꿈둥지 정자]
이틀간의 업적으로 쌓인
정자 끝 자리의 빈 술병들,
찰랑하게 채워진 술잔으로 이마를 부딪히며 늦은 밤 까지
도시의 더위를 성토하고
그 간의 외로움을 쏟아내다가
빛나는 별의 수만큼 가로등이 빛나는 도시로 다 떠나 버렸는데
그들의 발길이 회귀가 되었든, 귀가가 되었든
몸 움직여 자리를 옮겨 본 적 없는 물옥잠은
제 발등 위로 미소 같은 꽃 한송이 피우고도
이 아침 여전히 묵묵부답...
바람결로 얻은 향기 하나를 몸에 두른 뒤에야
이렇게 겨우
서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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