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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가
신 누구누구를 좋아하면 공산주의자라고 했던가?
어쨌든 그니의 책이 서가에 세 권쯤 있음에도
다시 새로운 책을 구해 펼쳐 들었으니
이 정도면 새빨간 공산주의자가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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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저녁 모임에선
날 선 목소리로 신누구누구를 성토하며
거나해지도록 술잔을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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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누구누구가 쓴
"처음처럼" 여러 병이 빈 몸이 되어
깔깔깔 함부로 나뒹굴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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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짜기 늙어가는 부부의 일과란 것이
아내는 집안에 들인 화초를 돌보거나
돌돌돌 재봉틀 돌려 옷을 짓거나
가끔 고양이를 어루만져 밥을 주거나의
우아틱한 취미 생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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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으로 동선이 큰
강아지 돌보기와
이런저런 허드렛일들,
말하자면 찬바람 맞아가며 해야 하는 일들은 몽땅 내 일이니
내게는 취로 생활쯤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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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부터
노인회장 부녀회장 반장에 더 한 대동계장에
뭔 노무 '부'자 붙은 장과 장의 완장들
스스로의 고유가치를 찾는 대신
완장을 통해 자기 가치를 드러내고 싶은 사람들,
마을 대동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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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텅 비어 외로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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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달 보름달빛이
새벽 되도록 치렁도 하여
기어이 자리 털고 일어나 글 한 줄 읽다 보니
에구머니나
이것도 공산주의자의 글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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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가?
눈에 핏발 서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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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겨우 이틀
같은 반 동무들과 은밀한 놀이를 할 수 있는 정우가
딱 한번만
학원 떼어먹고 아이들과 놀고 싶다는 통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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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그 놀이 뒤에 은밀하게 숨어 지원을 약속했으나
우리 음모보다 훨씬 더 치밀한
학원 선생님과 엄마와 할머니의 삼각 레이더 망에 걸려
우리 음모는 순식간에 초토 되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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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땡땡이의 달콤한 꿈은 개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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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기다리던 시간,
바람 불고 춥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