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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지난지 닷새째
낮의 길이가 쌀알 다섯 톨만큼 길어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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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에 관계없이
어떻게든 눈을 뿌리는 하늘,
사방 보이는 모든 것들이
온통 흰색으로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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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엔 산새들 모습 간데없고
헝클어진 삭풍만 치렁한 산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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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맞을 새해 첫 달에는
최소한 바람 불어서
최대한 추운
소한 대한이 옹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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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아이가 내민 카드에는
이야기해 줘서 고맙고
밥 줘서 고맙고
장난감 고쳐줘서 고맙고
마트 가 줘서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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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억지 강짜를 부리던 그 작은 속에
이렇게 예쁜 기억의 그릇이 있어서 올올이 펼쳐지기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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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만,
네가 있어서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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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최강한파가 올 예정이니
알아서 잘 살아내라는 국가적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잔뜩 끼어 입은 채
옹송옹송 옹크려 앉아 서가에 가득한 책 파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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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님이 주신 메모지 상자를 새로 놓고는
저 많은 종이 가득,
오로지
사랑
사랑
사랑... 을 써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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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쎄게 부는 날,
뒷 산 봉우리에 올라
산 아래 너른 들에 사는 모든이들을 향해
민들레 홀씨처럼 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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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시간으로는 한 해가 비워졌지만
인연의 시간으로는 한 해가 보태어졌습니다.
부디 강령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