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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고 둘러보니
초록 무성한 7월의 머릿날들,
나는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나와 같은 동종의 생명체라는 전제가 분명한데도 늘 서먹하고 낯설었던 도시,
어느 핸가 그 맛대가리 없는 거리를 빠져 나와
온통 초록 무성한 산 속에 들어 앉아 흙으로 처바른 둥지 하나를 지어 놓고
건들 건들 저잣거리로 떠나는 바람결에 사람의 안부를 묻는 증상 하나,
병처럼 가슴에 묻기 시작 했었는데...
봄 부터 여름을 지나 깃 가득 날카로움을 담은 삭풍이 되어 돌아 온 바람 속에는
여전히 사람의 따듯한 안부는 없었고,
전서구 처럼 띄운 가을의 낙엽 속에도 그리운 이들의 안부는 빈칸...
그렇게 망부석의 돌덩이 같은 박동을 익힐 무렵,
나 부터 따듯해져서
그리운 모든 이에게 아이같은 웃음의 안부를 전해야 함을
초록 그늘의 늘어진 낮잠 한 조각으로 익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