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가 람보가 될 정도로 힘든 일은 서까래 구하기뿐만 아니었습니다.
물을 구하는데도 2년이나 걸릴 정도로 무지무지 힘들었습니다.
앞에 게재된 사진에서 이미 확인을 하셨겠지만 처음 이곳은 집이 아닌 움막 형태의 가건물 하나가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양으로 있었습니다.
열평 가량의 허술한 움막과 금방 주저앉을 것 같은 모양의 뒷간 그리고 구멍 숭숭한 채 조그맣게 쪼그려 앉은 비닐하우스 한 동(이 비닐하우스가 수도간이었는데...)이 전부였습니다.
식수는 비닐하우스 안에 플라스틱 함지 하나를 묻고 온데를 알 수 없는 옛날 옛적의 13㎜ 구경의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었고 이 끝에서 가는 물줄기와 함께 쉴새없이 기포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여보! 이 물 어디서 나오는거야?"
내 물음에 아내는 "저 산 너머..."라며 아무 걱정없는 대답을 합니다.
집 뒤의 능선을 하나 넘은 가냘픈 파이프는 약 800m 가량을 땅 속으로 지난 뒤에야 만날 수 있는 계곡 옆의 사발만한 샘에서 시작하는 물줄기를 힘겹게 이어주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집의 위치가 샘 보다 낮기는 한데 중간에 약 30m 높이의 능선을 넘어야 하다보니 자연 낙차에 의한 유속으로는 툭하면 물이 나오지 않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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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샘물. 식수는 물론 호사스럽게도 화장실용도 이 샘물을 사용한다. |
온갖 고생, 온갖 낙담, 온갖 궁리 끝에 약 30m쯤 윗 쪽에 있는 샘을 하나 다시 찾고, 500ℓ 용량의 플라스틱 용기를 설치, 처음 샘에서 시작하는 관경은 40㎜로 50m, 이 후 100m의 길이는 25㎜ 관경으로 줄였으며, 능선을 넘기 직전에서는 15㎜의 관경으로 줄여서 전체적으로 관경 내에서 발생한 압력과 유속이 유지 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집 뒷산 능선 직하 지점에 5,000ℓ용량의 수조를 설치하고 급수 파이프를 현재 지은 집안으로 설비하여 모든 용수는 자연압에 의해 공급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수세식 변기의 용수마져 치악골 샘물이라 좀 호사스런 생각이 없진 않지만 말입니다.
샘에서 수조까지 공급되는 물 중 수조를 채우고 남아서 넘치는 물은 별도의 관로를 설치하여 마당 앞 돌 쌓은 사이로 흐르게 하였습니다.
쉽게 지하 관정을 설치하면 되지 않는까 하는 생각으로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곳은 석회암 지역이라 지하수에 석회질이 많이 섞여 있어 음용수로는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짧게 표현한 이 물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근 2년의 세월이 걸렸으며 지금 마당가를 넘쳐 흐르는 물의 소리만 들어도 무작정 행복해지기까지 합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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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꿈둥지의 뒷면. 좌측이 부속동이고 우측이 본채 |
농사 터가 있는 시골의 곡간은 곡식을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라 잘 익은 똥이 가득한 똥뒷간이라고 불초 소생 감히 소리 높여 외치고 싶나이다.
밭가의 2.5평쯤의 터에, 부속동을 지을 때 쓰고 남은 죽데기를 이용 집과 외관상 어우러질듯 싶게 변소간 하나를 지었습니다.
2.5평이면 변소로는 조금 크다 싶은데 이것은 농구며 농사일에 소소히 필요한 잡동사니를 한곳에 두기 위해서 입니다.먹는 것이 다양해지면서 더욱 그렇겠습니다만 사람의 똥은 썩히지 않고 바로 작물에 주면 작물에도 해가 되므로 가을 이후 모아진 것은 묵혔다가 봄에 쓰고, 봄부터 모아진 것은 가을에 밭에 내는 방법으로 쓰고 있습니다.
똥을 준 작물(예를 들어 자두나무에 주었더니 당도가 훨씬 높아진다든지)은 그 맛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병해에도 잘 견뎌냈습니다.
전래적 방법의 농사법에서는 요즘처럼 "똥=더럽고 더러워서 생각조차 말아야 하는 오물"이 아니라 식생활의 근간을 구성하는 토양 생산의 원천적 요소였음이 분명한 듯 합니다.
즉 생산의 태반적 요소로 자리해서 순환의 과정을 거쳐 다시 우리 먹거리를 구성했었음에 비해 요즘의 똥은 애물단지 입니다.
사랑 받지 못한 아이가 삐뚜로 자라서 사회적 문제를 빚어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이 시대 똥의 문제도 같은 것 아닐지요.
만약 도시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단수의 상황이 빚어졌다 가정 할 때 밥이면 밥 짜장면이면 짜장면 시켜 먹으면 됩니다.
세수? 짜장면 가져 올 때 물수건 가져오라고 하여 헤비적거리면 됩니다.
똥? 그건 대책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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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만든 똥뒷간. |
차 후 똥뒷간을 좀 더 기능적으로 보완해서 밭주변에 지천인 여러 종류의 풀을 베어 유기 비료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 옥외의 똥 뒷간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본채를 지을 때 수세식 화장실을 별도로 설치하였습니다.
물 뒷간(수세식 화장실)은 휴가철을 대비한 부분도 많습니다.
사실 이쪽으로 이사를 온 후 더욱 크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휴가철만 되면 사람들이 동쪽으로 향한다는 것입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갔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차 있고, 신발 있는 사람들은 몽땅 동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휴가철 퇴근길은 앞을 줄줄이 막아서서 동쪽을 향하는 분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곤 합니다.
앞으로 한자로 피서(避暑)는 避西(서쪽을 피한다)로 써야 한다고 저는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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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벽면 내부는 방수를 위해
시멘트 벽돌로 했다. |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찾아 주시는 친지, 선후배분들 외에도 '너희 집은 곧 내 별장'이라는 스스로의 개념 정립에 단 한순간의 주저함도 미안함도 없이 찾아오는 몇몇 뻔뻔 악성종양(?) 같은 분들로 이 집구석이 미어지고 넘칠 때 인고의 표정으로 똥깐 앞에 줄을 서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부속동과 본채가 이어지는 공간의 한쪽 켠에 하나를 마련하고, 본채 안 아이들 방과 방 사이에는 욕조가 설비된 화장실을 설치해서 기능의 분리성과 이용의 효율성에도 주의하였습니다.
본채 바닥면의 보일러 배관이나 급배수관도 스테파노와 둘이 직접 시공하였고 두군데 화장실의 타일은 워낙 만만치 않아 전문 타일공에 의뢰 하였지요.
다만 화장실 부분은 타일 시공 전 방수 공사를 해야 했는데 시공 면적이고 뭐고 따질 것 없이 무조건 화장실 한군데 당 30만원을 내라는 억지스러움에 화도 나고 해서 방수액을 파는 아저씨께 꼬치꼬치 시공 방법을 물어 봤더니 ▲모래를 섞지 않은 시멘트 가루를 손으로 저어질 정도로 묽게 방수액과 희석하고 ▲주방에서 사용하는 고무 장갑을 낀 후 벽면(150~170㎝가량)과 바닥면 조적의 틈새 등을 꼼꼼히 메우고 표면에 도포하는 방법을 3회 정도 반복할 것을 알려 줬습니다.
실제로 해 보니까 한번 칠 한 후 약10분 후면 다시 시공 할 수 있을 만틈 굳어졌습니다.
문제는 그 좁은 공간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그 노릇을 하다 보니 갑자기 호흡이 무겁고, 어지럽고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아뿔사! 유독 가스 중독 증세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황급히 빠져 나와 통풍 잘 되는 곳에 누워 생각해 보니, 방수액과 시멘트에서 나온 암모니아 가스(독성가스로 대형 냉동 시설의 냉매로 쓰이기도 함)에 잠깐 중독이 되었던 것입니다.
방수액 가게 아저씨가 시공법을 알려 주시면서 시공 공간 출입구에 선풍기 등을 설치하여 강제 환기를 시켜야 함은 물론 수시로 작업 공간을 벗어나 쉬어야 하는 주의 사항을 알려 주시지 않았던 겁니다.
혹시 이 내용을 보신 분 중에 같은 내용으로 직접 공사를 하시게 될 경우 특히 유의 하셔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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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본채 벽면 공사중 |
이곳 원주 주변에서 이상의 자재를 구입하실 경우라면 제 경험으로(이곳 저곳 원주 주변의 대부분을 둘러보았음) 원주여중, 즉 환경청 사거리에 있는 '한일타일'이 욕조, 변기, 세면기는 가장 싼 가격으로 구입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타일은 원주에서 문막으로 나가다 대명원 앞에 있는 '북원타일'에서 구입했는데 물건 계약 당시의 정해진 물건이 아닌 엉뚱한 물건을 보내 놓고 책임감 없는 소리를 하는 등 말썽이 있어 타일 시공의 시간도 길어지고 아주 고생스럽게 하여 집 짓는 동안 가장 나쁜 인상을 주었던 곳입니다.
화장실은 물을 많이 쓰니까 특히 방수에 유의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내외벽 전체를 시멘트 벽돌을 조적으로 쌓아 올렸고 창문도 별도로 샷시로 제작하여 설치 했습니다.
건물 전체의 외벽은 흙과 나무인데 그럼 이 부분은 시멘트 벽돌인가? 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흙벽의 두께는 전체적으로 30㎝인데 화장실 부분의 벽돌 한 장은 약 10㎝ 가량이니까 외벽 20㎝는 다른 벽과 마찬가지로 흙과 나무로 마감을 하였지요.
오늘 글 정리하며 '농사연습'이란 짧은 글 하나 드립니다.
초등학생 조카 녀석의
듬성한
방학숙제 일기처럼
오늘은
샛노란 참외를 따고
또 오늘은
태양 빛 붉디 붉은
토마토 한아름을 거두었지만
어쩔 수 없이
게으르고 게을렀던 날들은
제멋대로 지천인
잡초로
끝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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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꿈둥지의 상량식 |
지붕은 박공 지붕입니다.
대학 시절 '박공'이라는 단어의 뜻을 제멋대로 '박쥐가 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정해놓고는 "얼마나 진짜 같으냐"고 자랑자랑 했었는데...
공간 내의 전기 설비며 환기의 필요성이며 특히 어릴 적 기억의 다락방 향수며 등을 욕심부려 다용도실 천장에 오르막 출입구를 설치해 기어이 다락방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도를 닦으리라. 그리하여 이 나라 고스톱계를 평정하리라..."
딱 네 명이 앉을 공간이므로 아내에게 한 소리인데 아내 얘기로는 "고스톱계 중 광 파는 분야에서 도를 닦으라"고 말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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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벽 공사 |
집의 높이를 바람, 채광을 고려해서 2m20㎝로 낮게 했으며 지붕면도 햇볕을 많이 받는 서쪽으로 6m 동쪽으로는 4m를 계획했습니다.
농담처럼 스테파노와 나눈 얘기를 그저 훌쩍 적용하고 말았는데 얘기의 요지는 서쪽 지붕면을 6m로 함으로써 물매를 줄이고 그 면에 가을철 고추를 말려 진짜 태양초를 만들자는 의견이었습니다.
추녀의 길이는 사방을 모두 50㎝를 늘일 계획이었는데 공장에 패널을 주문할 때 치수를 불러 주면서 10㎝를 줄여, 공장에서 자를 때 또 10㎝를 줄여, 이렇게 잘못 알려주고 잘못 잘라서 완공 후 추녀의 길이는 30㎝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하자고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하긴 했는데 짧아서 불편합니다.
하는 수 없이 추녀 끝 30㎝ 가량을 달아내야겠는데 집 전체의 외관을 해치지 않을 소재 선택이 어려웠습니다.
패널을 이어내는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올려 드리겠습니다.
![](http://www.oksigol.com/up_img/imgbox/ggom18.jpg) ![](http://www.oksigol.com/up_img/imgbox/ggom19.jpg) |
지붕 서까리공사와 합판공사 |
그다음 지붕 표면은 아스팔트 슁글(육각 그림자)을 80평 면적 물량으로 시공했습니다.
이 경우 몇몇 시공업자께서는 작업 진행을 이유로 못을 한 개만 박거나(원래 두개를 박게 되어 있지만) 슁글 뒷면에 붙어 있는 비닐을 벗기지 않고 그냥 시공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문제로 시공 업자마다 다소 의견 차이가 있었고 시공업자마다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그 의견들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 비닐을 붙인 채로 시공을 해도 일정 시간 경과 후에는 슁글 뒷면의 핏치와 녹아 결합되므로 관계없다는 것입니다.2. 슁글 뒷면의 비닐은 핏치와 결합되지 않고 굳어지므로 시공 후 시간이 경과 할 수록 패널의 표면에서 분리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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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천장 돌출 서까래 모습 |
이렇게 서로 다른 의견인데 제가 택한 시공 방법도 그러려니와 사후관리의 문제로도 2번의 내용처럼 슁글 뒷 면의 비닐막은 벗겨내야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비닐이 막으로 붙어 있어 잘 떨어지지 않고 결을 형성하며 찢어지기 때문에 벗겨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폐단이 있으나 뾰족한 못을 이용하여 작업을 하면 제대로 벗겨 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슁글 시공 전에 패널의 이음새와 못 박음 부분 등 물이 스며들 우려가 있는 부분은 방수시트로 일일이 막아 버렸습니다.
패널과 슁글 작업을 하는 동안 손바닥 곳곳에 물집이 잡혀 쓰리고 아팠었는데 그때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사람의 몸은 도구일 뿐이로구나!'
비싼 화장품, 비싼 호피 코트로 가꾸고 치장해야 하는 것이 아닌 하늘이 주는 일용할 양식을 땀 흘려 애쓴 후에 받아 이 생명을 꾸려가야 하는 도구임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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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으로 쓰는 부속동 내부에서 손수 문짝 을 짜다 잠깐 휴식 중. |
집을 직접 지어보신 분들 대부분이 그러하겠습니다 허허 벌판에 기둥 서고 지붕 씌우고 나면 집이 다 된 것처럼 대견스럽기 그지없지요.
저희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바람벽의 나무, 흙일을 시작하고는 얼마나 힘에 겨웁던지...
"이 집 다 되거든 다시는 개집도 하나 짓지 말자"며 아내와 다짐을 했습니다.
더구나 저는 사무실 출근해 있는 사이, 집 짓는 일과 일 하시는 분들의 식사(아침, 점심, 간식 등)를 준비하는 일 등에 지치고 지친 아내가 급기야는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는 사태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과 면담을 마치고 돌아 온 내게 아내는 지치고 지친 걱정스런 모습으로 "의사 선생님께서 뭐라시냐?"고 물었습니다.
"응 새 걸로 바꾸면 돈 많이 드니까 그냥 고쳐서 쓰래..."
바람벽의 기본 소재가 되는 흙은 집 뒤의 밭에서 구 할 수 있었고, 혼합 재료인 모래와 석회, 소금, 통나무를 준비하였습니다.
통나무는 지난 겨울 마을 근처의 산판에서 사 들인 잣나무를 겨울 전 겉껍질을 벗겨 비닐과 천막으로 꽁꽁 싸두어 잘 말라 있었으며 이것을 벽의 두께인 30센티미터 길이로 모두 잘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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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량 때 손수 글씨를 써 넣은 대들보. |
벽체 시공용 흙을 배합하고 이기는 일은 통상 커다란 통에 물을 부어가며 발로 밟아가며 하는데 일의 진도도 더딜뿐만 아니라 흙이 제대로 이겨지지 않을 것 같아 스테파노와 상의하여 바닥 기초공사 때 썼던 2입방 용량의 콘크리트 희석 기구에 진흙을 넣어 포크레인으로 1차 배합을 한 후, 인부들이 발로 밟아 2차로 진흙 이기기 작업을 하는 방법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할 때도 손으로 많이 이겨주어야 점도가 높아지는 것처럼 흙도 많이 이겨주어야 흙의 입자내 기포가 적어지며 점도가 높아집니다.
석회,흙, 모래(모래 대신 석비레-풍화된 편마암-를 넣기도 합니다) 등 혼합재의 혼합비를 제대로 기록해 놓지 못해(아내 간호하랴 일 돌보랴 너무 정신이 없었음) 알려 드릴 수 없음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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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의 모습과 초립을 이용해 만든 등갓. |
다행스러운 것은 스테파노가 각 벽면의 재료를 혼합할 때 조금씩 배합률을 달리한 것인데 이때 모래와 석회가 조금 많은 듯 싶어 손으로 한참을 이겨도 푸슬푸슬 할 정도로 점도가 약한 흙으로 쌓은 벽면이 균열도 가장 적고, 건조도 빨랐으며 건조 후 수축률도 가장 적었습니다.
이 방법으로 벽을 시공하실 때 가장 주의하실 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벽면의 전체 높이를 가늠하여 2회 또는 3회로 나누어 쌓아 올릴 것(한번에 몽땅 쌓아 올리면 흙과 나무의 자체 하중이 작용하여 벽면이 상, 하로 변형되거나 심한 경우 무너져서 재시공을 하게 됨)2. 흙 사이에 넣을 통나무는 껍질을 벗겨내고 충분히 말려서 넣을 것(껍질을 벗겨내지 않으면 나무의 썪음이 빨리 진행되고 덜 마른 나무를 넣을 경우에는 흙과 나무의 마름이 진행 되면서 통나무 주위로 원형의 틈새가 생김)3. 흙의 시공과 건조는 '하지'전에 끝날 수 있도록 공기를 끝낼 것('하지'전에 공사를 마쳐야 실내의 습기가 덜 하다는 흙집 짓기 공부의 결과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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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와 황토로 만든 벽면 모습. |
벽면 시공시 전체 벽면 하단의 40㎝는 시멘트 몰탈과 자연석을 쌓은 옹벽으로 돌렸습니다.이것은 벽체 하단이 비에 젖어 부서지거나 특히 쥐의 극성으로 구멍을 내는 일을 막고자 하였기 때문입니다.
시골 살림하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일이겠습니다만 여름철에는 들에 먹을거리가 있어 집안에 쥐들이 덜 들어오는데 겨울철이면 난리입니다.
대비를 충분히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전기 공사를 싸게싸게 하다 보니 선 끝에 소켓 하나 없이 덩그러니 전선만 나와 있네요.
그래서 호기롭게 조명기구 가게를 들려 보니 세상에나...너무 비싸고,너무 호화롭고...
삼파장 램프 2마트에서 사고, 원주장, 횡성장, 여주장을 돌고 돌아 이천원 삼천원 쯤의 나무 뿌리로 만든 바구니 구해서 거꾸로 매달았더니 훌륭한 갓이 되었어요.
거실 벽면은 보일러실 벽과 잇대어 있으니 시멘트 미장 부분이 곱지 않다고 서까래 쓰고 남은 목재를 종으로 세워 한 쪽 벽면을 마무리했고, 산새들 새끼치기가 끝난 빈 둥지 몇 개 구해서 중간중간 매달아도 놓았습니다.
또 빨간 벽돌 쌓은 벽에는 필요한 위치에, 필요한 만큼의 벽감(壁龕)을 만들어 꽃병이나 예쁜 소품들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하고 상단에는 스포트 조명등을 설치했습니다.
거실 한 켠에 벽난로 공간을 비워는 놓았는데 아직 미완의 상태입니다.
감악산 자락에 고운 흙집 지은 분이 계시다기에 허위허위 찾아 보었더니 참으로 기막힌 벽난로가 있어 소개하니 혹시 이 방법 좋다 싶으시면 꼭 한번 해 보시기바랍니다.
이 분께서도 거실 한 켠에 벽난로 설치했는데 그냥 굴뚝으로 연결한 것이 아니고 벽난로와 연결되는 작은 방 하나 만들고 벽난로의 열을 이용 구들을 설치하신 것입니다.
참고로 산 깊은 자락에는 여름철 기약없는 낙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일들이 생기기 쉽습니다.
적정한 피뢰 설비를 해 놓으면 좋겠으나 이게 또 쉽지 않은 일.
특히 보일러실은 전기 인입선 직전에 별도의 누전차단기를 설치하시는 것이 방편의 하나일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