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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가 꽃밭을 정리하던 아내가
풀 숲에 숨어 있던 쌍살벌 집을 건드려
무료로 세 방의 봉침 시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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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무장하고 달려 가
벌집을 제거 한 뒤
뭉념하고 말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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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있는 여자 건드리면 이렇게 된다는 거
널리 알리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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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전해 들은 1학년의
벌침은 꼭 카드로 뽑아야 한다는
주옥 같은 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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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를 하겠다고
스무 해 넘도록 마을에 살던 이가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고 했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는 절박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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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일,
참
헛 되고도 헛 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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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느낌의 강도가 더욱 커져서
우리 모두의 내일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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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너머 작은 도시를 드나드는 길,
나날이 늘어나는 요양병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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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고 낡아가는 몸이
세상의 일거리가 되기도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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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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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외로워질 것 같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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