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세상 뒤집기,

햇꿈둥지 2022. 3. 5. 14:56

 

 

#.

여전히 사나운 바람 틈새로

경칩이 왔다.

 

#.

어떻게든

봄이 되어 가고 있는데

 

#. 

재넘어 코딱지 서실에도

오미크론이 들이닥쳤다.

글씨 쓰는 사이

쉬엄쉬엄 차 마시고 떠들고 간식 나누던 도반 한 사람이

덜커덕 확진자가 되었다는 거다.

 

#.

그니의 코앞에서

시시덕 즐거웠던 세명의 동무들에게

오미크론 분양 비용을 얼마씩이라도 거두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답장하지 않았다.

 

#.

다시

코로나 검사하고 

이상 없음으로 사흘의 시간이 지나고... 도

맹숭맹숭 아무 증상이 없다.

 

#.

오미크론조차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건가?

 

#.

초저녁 잠에 실신해서

제법 한밤중인데

요란한 카톡 소리에 눈 비벼 확인해 보니

며느리의 세상 뒤집을 호들갑이 산중의 잠길을 뒤 흔들었다.

 

#.

예온이가

생애 첫

뒤집기 신공을 펼쳤다는거였다.

 

#.

시집을

친정 쓰듯 하는 내공,

 

#. 

한낮엔

포대 거름을 실은 차가 올라왔다.

 

#.

포대 거름에

비료에

이런저런 농용 자재들이

어깨와 등때기에 얹히고 있으니

자발적 농사가 아닌

등 떠밀린 농사를 시작해야 하려나보다.

 

#.

산 아래 너른 들녘에선

여기저기 꽃이 피었노라는 풍문인데

 

#.

봄이 되어 꽃이 피는 것이 아닌

꽃이 피어야 봄이 오는 

아직도

겨울 자락 치렁한

골짜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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