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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나운 바람 틈새로
경칩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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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봄이 되어 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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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넘어 코딱지 서실에도
오미크론이 들이닥쳤다.
글씨 쓰는 사이
쉬엄쉬엄 차 마시고 떠들고 간식 나누던 도반 한 사람이
덜커덕 확진자가 되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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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의 코앞에서
시시덕 즐거웠던 세명의 동무들에게
오미크론 분양 비용을 얼마씩이라도 거두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답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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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코로나 검사하고
이상 없음으로 사흘의 시간이 지나고... 도
맹숭맹숭 아무 증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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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조차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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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녁 잠에 실신해서
제법 한밤중인데
요란한 카톡 소리에 눈 비벼 확인해 보니
며느리의 세상 뒤집을 호들갑이 산중의 잠길을 뒤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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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온이가
생애 첫
뒤집기 신공을 펼쳤다는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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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친정 쓰듯 하는 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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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엔
포대 거름을 실은 차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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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 거름에
비료에
이런저런 농용 자재들이
어깨와 등때기에 얹히고 있으니
자발적 농사가 아닌
등 떠밀린 농사를 시작해야 하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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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너른 들녘에선
여기저기 꽃이 피었노라는 풍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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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어 꽃이 피는 것이 아닌
꽃이 피어야 봄이 오는
아직도
겨울 자락 치렁한
산
골짜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