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대길하고 다경 하시길,

햇꿈둥지 2022. 2. 5. 06:27

 

 

#.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한낮 햇살에서 살짝 부드러움이 느껴지고

 

#.

겨우내

낙엽의 그늘에 숨어 지내던

새소리는 다시 명랑하고

 

#.

서둘음으로 느껴지는

포대 거름이 올라오고

 

#.

그리고

입춘이 되었다.

 

#.

신새벽 어둠 속에

대길하고

다경하자고 

서툰 손을 놀려 방을 붙였지만

 

#.

여전히 추운 날들,

 

#.

겨울나는 동안

조그만 변화들이 있었다.

 

#.

아침 잠 많은 아내 대신

아침밥을 짓는 일,

간간히 설거지를 하는 일,

 

#.

그리고

하루 두끼로 식사량을 줄였다.

많은 생각과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긴 배부름 에서

하루 중 잠시의 배곺음을 택 한 것,

 

#.

내 몸에 대한

아주 작은 뉘우침과

뒤늦은 사죄가 될 것이다.

 

#.

하여 조금씩

뱃속이 청량해지고 있다.

 

#.

글로 흰 종이의 여백을 채우는 일에서

이제 여백을 살리는 일에 몰두하는 것 처럼,

 

#.

결국은

본래로 돌아 가는 일,

그 암묵지적 가르침을

이제 조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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