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사랑도 깊으면 병인 것을...

햇꿈둥지 2007. 6. 27. 09:48

 

 

 

 

이런 저런 집착 중에도 애착이 제일 무겁다고 했던가?

 

태어나서 부터 유달리 정 나눌 기회가 많더니

이젠 아예 삼일을 못 견딜 지경이 되어 버린 두녀석, 연우 연서 입니다

 

심 하지는 않지만 아토피가 딱하니 내려 와라

여름이라 바람 시원하고 그늘 넉넉하니 내려 와라

어차피 주말에 한번씩 와야 하는 아이 아빠 사정으로 혼자 아이 보기 힘들고 적적하니 내려 와라

몇일이면 분당병원엘 가야하니 그때 같이 갈 수 있게 내려 와라

이러니 와라

저러니 와라...

 

왼갖 거미줄을 늘여 요녀석들을 유인해 내리고 하다가...

이제 휴가철이고 조금 있으면 집안 식구들 몰려 올테니 오르락 내리락 할 것 없이 아예 여름을 나도록 이곳에 같이 있어라

덕분에

깊은 산속 오두막에 진 빠지도록 서로를 탐색 해 온 두 부부,

이젠 탐색이고 지랄이고 너무 너무 서로의 속을 빤히 아는지라

그저 갓 잡아 놓은 고등어 처럼 눈만 껌벅이고 살던 일상에 잠시 불이 들어 옵니다

덩달아 아이들에 정신이 나가 있던 딸놈이 방학 기간 중 기숙사로 들어 간다길래

"한마리 데리구 갈래?" 했더니

"기숙사 안에는 애완동물을 들일 수 없다"는 아쉬움 섞인 대답,

 

어제는 농 익은 앵두를 가지째 잘라

요 녀석들 등 뒤에 꽃 처럼 얹어 놓고 사진도 찍고 노래도 부르고...

 

아기...라 하지 않고

사람 꽃 이라 하시던 어머니 말씀...

 

참 따듯하게 살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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