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이라는데
부처님은 아니 오시고
날 보고 부처가 되어 그저 승깔 꾹 누르고 견디라고
꼬맹이 손님 다섯이 모여 천둥에 개 뛰어들듯
뛰고 구르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부르스에 지랄이 용천이다
고기 사서 재우고
술 사다가 시원하게 식혀 놓고
쌈채 뜯어 맑은물에 씻고
불 피우고
그늘 아래 자리 정갈하게 청소하고
아무리 생각 해 봐도
고기집 허드렛 일꾼에
불목하니에
농사철 마당쇠에 버금가는 이런 저런 잡일을 마다 않고 해야 하는데다가
그 틈바구니에서 제법 위로 삼아 건네준 술 몇잔에 곤한 몸을 뉘일라치니
땡삐 굴에 대가리를 쳐박고 있는게 낫지...
잠 인지
고행인지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니 입안에 혓바늘이 돋더라
차라리
도지로 떠 맡겼던 밭뙈기 도로 찾아
농사 일을 핑계로 손님 모두에게 금족령을 내리는게 최선의 방책 아닐까?...
이도 저도
어찌 할 방법 없이
부득 부득 날은 뜨거워지고
휴가철은 닥아 오고...
휴일
휴일
휴일
아아~
온통
도로아미타불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