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오월 풍경. 2

햇꿈둥지 2007. 5. 22. 06:16

 

 

 

 

고양이 쥐 생각쯤 될까???

오빠 떠난 자리를 메워 보겠노라고

무료한 산속 적막감을 온 몸에 휘 휘 두르고 몸부림을 치던 딸녀석이

함부로 벗어던진 겉옷처럼 몇날을 집어 던지고 다시 떠난 자리

 

습작 이었는지

 

버려진 시 몇편을 훔쳐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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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량(上樑)]

 

밑동만 남겨진 산에

그늘이 자라났다

걸음을 멈추고

산 중턱에서 터를 내려다 보았다

마른 넝쿨이 땅의 기운을 멈추게 하였다

밭을 일구자

나온 것은 묵은 감자

종내 살아 있는 것들 곁으로

사과껍질 따위가 버려졌다

 

헛된 마당의 끝,

지붕을 덮어

쥐가 다닐 길을 내 준 다음

기둥마다 이름을 써 넣었다

 

 

 

 

[토마토가 케첩이 되기까지]

 

토마토가 농부의 손에 놀아 났다며

한차례 소문이 지나갔다

 

푸른 열매를 골라내는 일은

결국 길 가에서 이루어졌다

빛 없이는

영글 수 없는

기억을

수확하여

 

거리의 토마토가 되고 싶은 토마토는

달리는 차 안에서 숙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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