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변검적 기후,

햇꿈둥지 2024. 10. 19. 06:53

 

#.
지독히도 덥던 여름은
어느 날 비 한 번에 
후닥닥~
가을이 되었고,

#.
시월 깊은 날에
요란한 뇌우가 내리더니만
기온은 곤두박질 하여
가을이되 겨울스러운 날이 되고 말았다.

#.
듕국 변검술사의
휘리릭 한 바퀴에 
가면이 바뀌고 색깔이 바뀌는 것 같은

#.
간절의 날도 
완충의 시간도 사라져 버려

#.
노을빛으로 멀어져 가는 세월과
손 잡아 서운한 이별을 할 새 조차 없는
어수선한 시절,

#.
국화꽃이
화들짝 피기까지
아직 순한 가을의 햇볕이 더 필요할 일인데

#.
서리 내리고
얼음이 얼지도 모른다는
서슬 퍼런 풍문들,

#.
하여
산골은 지레 겨울이다.

#.
벽난로의 나무를 들여 
공손하게 쌓아 놓고
누옥의 안팎을 둘러
온 여름내 열어 두었던
북풍의 길을 미리미리 막는 일로
종일토록 종종걸음 이지만

#.
그래봤자
어느 날 불쑥 점령군처럼 들이닥치는 겨울이

#.
노을빛 능선 뒤 이거나
일찌감치 떨어져 누운 낙엽 뒤에
가만히 숨 죽여 있노라는

#.
뒷 산 능선을 굴러내려 온
모서리 날카로운 바람의 귀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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