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꿈둥지 뜨락의 돌탑
도시락을 싸지 못한 날은
해거름 훨씬 먼저 배고픔이 밀려와서
오장의 빈 울림이 요란했고
잰 걸음으로
기왓골 듬성 듬성 비 새는 집엘 들어서면
청상의 어머니는
당신의 주림에 새끼의 주림까지를 얹어
까마득히 아득한 표정으로 앉아 계셨었다
"목구녕이 아니라 먹구녕이여..."
어둠보다 더 짙은 수심으로
겨우 겨우 살아내던 그 어머니
가슴 시린 가르침이
"먹는게 하도 중해 욕심 부리면 천해 보이느니..."
제삿상에 이밥 한 그릇 올려 놓고
이 철 없는 자식,
천천히 드시오
천천히 드시오...
'풍경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똥뱃짱 (0) | 2005.06.01 |
---|---|
겨울 건너기 (0) | 2005.05.28 |
벽오동 심은 뜻은~ (0) | 2005.05.18 |
술 집 하나 찾습니다 (0) | 2005.05.13 |
초라한 지붕 가난한 불빛 (0) | 2005.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