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사물을 알아 볼 수 있는 밝음의 빛을 따라 일어나서 자명종 흔들어 깨우고 뜰 아래를 내려서니 맑은 이슬 가득
넘치더구만, 도시에 사는 누구나가 눈 비비고 일어나서 수돗물에 손 적셔야 하는 시간에 나는 그 투명하고 시린 이슬에 발목을 적셔가며 꾸역 꾸역
푸른 하늘을 마셨어, 하늘 속에는 이름 알 수 없는 새소리 넘쳐 나고 바람끼 충만한 뻐꾸기 소리 제일 컸었어, 저 지랄로 맘껏 바람을 피운 뒤에
우라질놈~ 또 누구 둥지를 노릴건지... 뜰에는 유월의 첫날만큼 메이고 넘치는 초록만 울울창창해서 나무도 나물도 심지어는 먹을 수 없는
잡초들까지 제 모습 의젓하게 참 대견도 한데... 뒷 뜰에 포동한 참나물 한줌을 뜯어 따로 씻을 것 없이 툭 툭 이슬 털어내어 무쳐서 밥상 앞에 놓고 보니 이 아침 임금의 수라상인들 이 보다 기름지겠어? 돈이라는 것이 주머니 가득해야 뱃심이 생긴다는 이 세상에 유월 첫날의 초록만 가득 채운 똥배를 앞장 세우고 저 둥 둥 떠 다니는 거리로 또 먹이를 구하러 떠나야 하는 내가 뱃심 좋게 이렇게 나설 수 있는 건 순전히 똥뱃짱이라고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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