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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한파 기승"
막바지 입은 한파에 솜바지쯤 입었으니 그럭저럭 견뎌낼듯,
그나저나 엄청 가난한 한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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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영양식을 만든다고 오리 한마리 몇날 몇일을 고은 뒤
남은 살코기는 몽땅 집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도둑고양이 몫,
덕분에
삼색고양이, 얼룩고양이, 꼬질이고양이,부녀고양이...
이 겨울 속 어디에들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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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도시를 다녀오는 사이
또 눈이 왔다
아직도 봄은 멀고
기다리는 마음만 기린목처럼 늘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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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산골 구석구석 햇빛 모아지는 어느곳이든지
초록 되살아나서 새순으로 돋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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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은 구조상
몸체와 십자 형태의 타종봉과 다시 타종봉 아래 금속줄로 연결된 동판의 물고기 한마리가 있어서
물고기를 흔드는 바람의 힘이 풍경소리를 나게 하는 구조...
그러나
처마끝 바람 심한 날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풍경에 멱살잡힌 물고기가
허공을 날기 위해 하염없이 쏟아내는 비명처럼 들린다는 것,
부처님 오신날쯤,
방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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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대보름,
입맛도 식욕도 없으니 오곡밥은 그만두고
귀밝이 술이나 마셔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