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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르신들이 문병차 언덕을 오르시는 불편함,
자리 보전하고 누워 있어야 하는걸까?
걱정하심 보다 너무 멀쩡하니 이 또한 죄송한 일,
모이신 분들 간식거리 준비해서 마을회관에 들려 인사 드리기를
"저도 술 한잔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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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치료 시작 후
거울 앞 조심조심의 손가락 빗질 10여일...
의사샘 말대로 1차 치료 주기의 바닥을 치는 2주후 부터 급격한 탈모 진행,
시내 오래된 이발소를 찾아 삭발,
삭발 후 면도는 하지 말라고 했더니만
"위 아래가 뒤집어진 꼴로 보인다"는 쥔아저씨말에 진짜 뒤집어질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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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건너 하나 이거나
너 아니면 나...인 상황 까지로도 빚어지는 일,
나 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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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울렁거림 증세가 생겨 따로 억제제를 먹어야 한다고 했고 그렇게 한봉지의 알약을 받아 들고 돌아왔으나
평생을 끌어 안고 살던 울렁증 이제와서 약은 무슨...
식욕 제로의 상황이거니 지켜보는 아내에게 미안하여 그저 약 먹듯 꾸역 꾸역,
그런 내 등을 도닥거리며 재넘어 백옥식당 아줌씨는 5일치쯤의 보양식을 손에 쥐어주셨다
꾸역 꾸역 목을 넘길 때 마다 꾸역 꾸역 목이 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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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용어화 된 소통의 문제,
Communication 보다는 以心傳心이 훨씬 따듯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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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비로소 내집에서의 시간이 길어지던 날 부터
문득 추녀끝 풍경 소리가 지나치게 예리하다 싶어
만수 박수님에 보살님들 출입이 빈번하신 용품점에 들려 바리톤급의 풍경 하나를 새로이 들였더니
마침 비 그친 뒤부터 추녀끝 헝클어진 바람을 모아 밤새 독경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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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손 놓아 두었던 그림 물감과 도구들의 먼지를 털고 벼루와 붓들을 정리한 뒤
시내 화방에 들려 도화지와 화선지를 욕심껏 품에 안고 들어와서는
두손 맞 비비며 궁리만 한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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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손잡고 집 주변 산길을 바람처럼 걷는다
밖의 일을 집어던져 버린 뒤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여유로움,
또는 유기 되었던 부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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