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노후 준비

햇꿈둥지 2005. 5. 12. 17:17
남자의 가장 완벽한 노후 준비는 무엇이라고 생각 하시는지요?

돈인지?
전원 생활인지?
재테크인지?
주식 불리기 인지?
무엇인지?...저도 잘 모르긴 합니다만
이 글을 다 읽을 무렵쯤 이시면
다분히 개인적인 정의이긴 해도 그렁저렁 답이 나올듯 하여
부지깽이도 한 몫을 해야 하는 이 바쁜 시절에
하루에 두번의 글을 올리는
그러함에도 운암님처럼 뽀인또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초연한 자세를 견지하며...


감기로 초 죽음의 경지를 경험하고 있는 벨꽃님께 무엇 때문에 전화를 했을까?
토마스님은 왜 또 벨꽃님의 품질 관리에 진력하지 않고 소토골로 달려 온다고 했을까?

우얬든동
소토골까지 햇살이 퍼지는 한나절에 시작한 감자 심기는
아~~~~~!
서울로 가서 사기를 쳐 먹고 사는게 한결 났지...

허리는 끊어질라 하지요
이마빡 땀은 장마철에 개 샘 솟듯 하지요
숨은 턱에 차지요

게으른 선비 책장만 센다고...
하나,두울,세엣,네엣...줄지도 않는구나~ 저 노무 밭고랑...
이러구러 참도 없는 중노동이 점심때도 넘겨서
마지막 고랑의 흙을 채운 뒤에 험한 밭고랑에서 감격에 겨워 토마스님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방 방 뛰고 난 뒤에

몸에 좋은 걸로 먹자
오늘 우리가 얼마나 쎄 빠졌노?
먹는게 남는 것이여~
그러니 남는건 먹어도 되는 것이여~...하며 단골에 단골에 단골집을 찿아
내 집 마당 들어서듯 들어서...보니
G.M.E...오늘이 정기 휴일이라더라...

하는 수 없이
그러구러한 차선책으로 주린배를 채운 뒤
벨꼰님과 토마스님은 서둘러 떠나셨는디...

마누라 뒤를 쫄랑쫄랑 따라 원주장을 한바퀴 둘러
씨앗도 사고
요것도 사고
조것도 사고...하던 중에

"요건 당신이 좋아하는거니 사자..."

다만,
사람이 빼곡 할 뿐, 어쩐지 서툴어 보이고
그 서툼 속에서 묘하게도 내 어미의 오뉴월 젖냄새 같은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 거리를 마누라 치맛자락 꼭 붙들고 다니면서
그만 이게 노후 대책이 아닌가?...하여

흰머리 성성한 오십 초반의 철부지가 그렇게
봄날 하루를 건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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