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감자 심고 수수 심는

햇꿈둥지 2005. 5. 12. 17:18
겨우내 삭풍에 가슴을 쥐어 뜯기던
산꼴짜기 사래 긴 밭은 이제 고운 속살을 뒤집어 푹신하고 고운 품을 준비 함으로써

감자도
수수도
열무도
고추도...
씨앗을 품어 곱게 싹 틔울 준비를 끝 냈으므로...
이틀중의 하루를 경건한 마음으로 고시레적 의미를 부여하여 음주가무로 메꾸어 낸 후,
조금 가짜 농사꾼스럽긴 하지만
오늘 하루 열과 성을 다 해서 감자를 심기로 하였습니다

씨감자의 량이 세박스이니
심겨질 면적은 대략 오백평쯤이 될듯 하고
지난 해 경험을 거울 삼아
거둘 때 많은 량으로로의 거둠 보다는 감자 하나 하나를 튼실하게 하기 위해
씨 감자의 크기를 크게 잘랐으며
자른 씨 감자에는 눈이 하나만 있도록 했으며
심을 때는 간격을 조금 더 넓게하여 개별적인 생육 조건이 좋아지도록 하였습니다
물론
농약도 제초제도 없이 키울 것 이므로
풀과의 씨름이 관건이 되겠으나
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 봐도 별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그저
몸으로 때우자...는 결의 하나가 유일한 무기이며 방안인 셈 입니다

넘치는 샘가에 물통을 하나 놓고
쐬주
맥주
막걸리를 잔뜩 담아 놓고야 일 할 준비 끝에다가
어렵게
어렵게 청해서 1박2일로 도착하신
성실성은 물론 농사에 대한 의식이 의심스러운 두명의 일꾼은 뜨는 해를 등에 지고서야 잠자리를 털어 낼듯하니

올 감자 농사

대풍이 될지
죽 쑤는 일이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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