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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속으로 떠나다

햇꿈둥지 2006. 12. 1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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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산꼴짜기 마다 둥지 틀고 살던 사람들이 겨울 속으로 떠나기로 했다

그래봐야

강원도에서 강원도를 한바퀴 도는 정도인데 무어 그리 가슴 설레이는 일 일까만

산 속에 들어

산만 바라보던 일에 식상해 있던 참에

겨울을 온통 끌어 안고도 푸르게 출렁이는 바다를 본다는 신선함이 있다

 

기어이

푸른 바닷속 살점을 베어

바닷빛 푸른 술잔도 넘기게 되리라...

 

목젓에서 부터 잔잔한 파도가 이는데

티븨는 영동지방 대설주의보가 발령 되었다는 입방정...

 

강원도에 눈이 온다는데

태평양 한가운데서 코끼리떼를 만난 일 처럼 수선스러울 일 이겠는가?

 

ㅁ.

양미리,

배 마다

그물 마다...그득 그득...이다

 

흔하면 천하다...때문인지

아무 식욕도 느끼지 못한다

 

양(量)미리 이거든

질(質)미리로 라도 이름을 손질해야 할듯

 

넘치고 넘치는 만선에도 어쩐지 시름 깊어 보이는 고기잡는 사람들...

 

ㅁ.

푸르게 살찐 복어 값이 제법 헐 하다

대처 횟집에서야 무슨 수로 이런 입속 호사를 누릴까?

 

모처럼 복어회를 씹어 소주잔을 넘기니

출렁~

 

뱃고래 깊은 곳에서 푸른 파도가 인다

 

ㅁ.

마루에는 늘 주막이 있다

운두령 꼭대기에도

부녀회 주막이 있어서

동동주에 김나는 안주가 준비되어 있었다

 

바닷가 소줏 기운이 아직도 몸안 가득인데

기어이 찰랑하게 채워진 술잔을 비웠음은 모처럼 나들이 기운에 더해 정상 가득 순백으로 핀 설화 탓 이리라...

 

누구의 발상 이었을까?

벽면 가득 빼곡하게 채워진 명함들...

 

그 명함들을 둘러 보다가

자꾸만 납골함의 이름표 처럼 느껴지는 이 쓸쓸함

 

겨울 이라서

산 중 이라서

눈이 쌓여 있어서...그랬을까?

 

ㅁ.

휴양림 외풍 센 산장에서

뜰님과 대장님은 결혼기념일을 맞으셨다

 

케잌 하나 준비하고

촛불 대신

나뭇가지 위에 기름 적신 휴지를 말아 불을 붙이고도 흥겹다

 

축하

축하

축하...일색인데

 

뜰님은 어찌하여

비운의 날이라 표현 하실꼬?

 

여자는 결혼한 날을 기념하고

남자는 결혼해서 살아 온 모든 날을 기념해야 하는 것 아닐까?

 

ㅁ.

공통의 정서 하나가 있다

연탄불 하나 빨간 불꽃으로 타 오르는 목로에서

빈한한 안주면 그만인 술자리

 

별빛 낭낭한 산중에

젓가락 난타가 요란하다

 

따라 하기조차 힘든 음률의 노래들이 티븨 가득 넘쳐나는 세상의 한구석

상 귀퉁이가 얼얼 하도록

이젠 잊혀지고 색바랜 노래들이 싱싱하게 살아 나고 있다

 

밤은 깊어져서 취기 또한 깊은데

별빛처럼 빛나는 노랫가락...

 

 

ㅁ.

그리고 또

홍천의 토담지기님께서 일년 가까이 집 지으시는 일로 애 쓰신 끝에

이제 준공을 눈앞에 둔 때 인지라

작품(?)도 감상 할 겸

쳐 들어 가자...

 

고개 넘어 또 고개 아득한 천리...

 

홍천은 강원도 보다도 더 큰게 분명하다고 생각 될 만큼의 시간을 달려

토담지기님 터에 당도해 보니

눈 속에 오도마니 서 있는 예쁜 둥지 하나

탑 이었다

가로등 휘황한 거리를 떠나

온 몸을 던져 이루어 낸 탑,

 

한 여름 비에 고생 하시고도 이렇게 예쁜 집이 지어졌으니

그 간의 애 쓰심이 오죽 하셨을까? 

 

애 쓰신 만큼

따듯하고 행복 겨운 공간이 되어

꿈 꾸신 시골살이의 모든 계획들이 알뜰히 이루어지길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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