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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여름 며칠을 제외하고는
늘 비어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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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걷는 시간에
어여쁜 여인네로 둔갑한 여우가 나와
손목을 잡아 끌 것 같은
느낌상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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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다는
조금 더 어두운 미명의 시간,
아이 같은 생각으로 허위허위 걷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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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첫눈에
쓰러져 누운 나무를 베어 낸 자리마다
아픈 향기들이 허공에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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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웬만하다 하니
산속 칩거를 끝내고 사람의 거리로 나서서
사람의 일을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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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늙고 불편한 이들을 돌보는 봉사 활동
접수하는 이가 물었다
"봉사 활동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봉사처럼 눈 딱 감고 하면 되는 일' 아니겠느냐는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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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마을 안 두 분의 어른이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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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올해 부터는
대동계가 아닌 연세 드신 어른들을 위한
잔치 마당으로 만들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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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듯 싶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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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백수의 달력 속에도
몇몇 송년 모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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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모두를
지난 해 보다 조금 더
따듯하게 안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