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려고 그랬다"는 생존적 이고 본능적인 표현은 이제 케케 묵은 고전이 되어 버렸다.
보릿고개가 엄존했던 시절의 손님맞이 예법이 반찬이야 어찌 되었든 밥사발에 담긴 밥보다 위로 올아 앉은 밥이 더 많도록 고봉밥을 퍼주면 가슴 훈훈 해 지던 시절의 고운 감성들은 이제 폐기 처분된지 오래라서 너와 내가 있거나 잠시의 이해가 맞아 떨어질 동안의 무리로는 가능 하겠지만 절대로 우리가 되기 힘든 개떡 같은 세상이 되어서...
뙤약볕 쏟아지는 날부터 차 있고 신발 있는 사람들 무리지어 내려 오는 길목마다
찰옥수수 삶고 감자전 부쳐 대느라 밭에 있는 시간보다 길바닥 차 꽁무니 세는 일이 늘어 나고도
저 집 하는대로 내집도 가판 차려 나 앉아 버리고 마니 때 아닌 시골 길바닥이 난전을 방불케 해서는
계곡마다 물가마다 감자전에 옥수수 물고 있는 사람 천지라...
낮 동안의 쏠쏠했던 재미를 지폐로 세고 있는건지
마을회관은 해가 지고도 불 밝은 날 없이 눅눅한 바람 줄기만 늙은 나무 가슴 구멍으로 숭 숭 드나드는
참 푸석한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