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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차 피 하다가 똥 차에 치인다고 했던가?
장마 끝에 독한 놈을 만난다
연일
계속
주야장천
천둥과 번개를 섞은 비가 치악의 척추를 넘나들며 비를 뿌리고 있다
알량하게 관리 해오던 오름길도 이젠 한계에 부딪힌건지
아내의 �은 사륜 구동이라야 오를 수 있다는 전화가 왔다
상황이 이쯤이면 꼬맹이 내 차는 오르기를 포기하고 이륜 구동(?)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걸...몇해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
걷는 동안 비에 젖을테고...
젖어있는 동안 술 생각이 날테고...
그 술에 취해
주정 같은 얘기들을 늘어 놓는 동안
아내는 주장 같은 얘기들만 늘어 놓을 것이다
궁합 하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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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장 구름이 거의 땅에 엎드려오듯 밀려 오는데
번개의 섬광을 찍겠노라고
카메라 둘러메고 옥탑엘 오르는 내게
미쳤느냐고 이구동성...
그래 그래
말 듣는게 좋겠구나
번개 맞아 죽는 경우라면 남은 가족들 일 치루는 동안 얼마나 고욕 이겠어?
찾아온 사람들,
어찌 이런 일이 생겼느냐? 물을 때 마다
베락 맞아 죽었다...고 해야 하지 않겠어?
그래
그만두자
그까잇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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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 보신 일이 있으신지요?
이렇게 비 퍼 붓는날
신호 대기로 멈춘 차창 넘어로 잠깐 마주친 그 사람이
오래 전에 떠나 버린 첫사랑 이었다거나...
그래서 그만
목적지에 이르기 전에 차를 내려 하염없이 비를 맞아 보신...
그렇게
가슴까지 흠뻑 적신채로
포장마차에 앉아 투명한 쏘주로 꾸역 꾸역 빈 기억을 채우던...
딱
그런 날 이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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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비
비
비,
이런 날 술에 취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환장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비 처럼 쏟아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