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멀미 봄 햇살이 퍼지기 전 부터 텃밭 귀퉁이며 마당가를 가릴 것 없이 빼곡하게 씨앗들이 뿌려지고 새순이 제법 울창해지면 일제히 붉은 꽃들을 피우기 시작 했었다 사르비아며 활연화며 그이의 꽃 가꾸기는 취미로 보다는 영영 갈색 일변도인 당신의 생에 대한 저항 이었으며 일찍 곁을 떠난 서방님의 영.. 풍경소리 2007.04.18
부활절 바쁜 사무실에 나 보다 더 바쁘실 수녀님 두분이 찾아 오셨습니다 식구 많은 오순절 평화의 마을 살림을 도맡아 하시느라 허리를 펴실 새도 없고 손에 물 마를새 없이 애 쓰시는 두분이 "이거 꼭 전해주고 싶었다"고 그림처럼 예쁜 부활 계란을 주십니다 "부활절은 조계종 이예요 천태종 이예요?" 어이.. 풍경소리 2007.04.10
봄빛 엽서. 10 화무십일홍 이라지 햇빛 바라기 만으로 이토록 충만 했으니 설 익은 바람결에 꽃비로 내려도 좋겠구만 잠시 호사를 했지 울컥 뱉어 버릴 수도 없는 이놈의 봄 멀미... 풍경소리 2007.04.09
봄빛 엽서. 8 도를 닦는 정도로 우주를 다 알겠다고 덤비지 말게 이미 내 안에 우주 있고 우주 안에 내가 있거늘 그 까짓거 몽땅을 알게 된들 어디에 쓸려고 우선 밥이나 들게 풍경소리 2007.04.04
봄빛 엽서. 7 한 해 한 겨울 지나 봄이 왔기 때문 이라고 너무 사람스럽게 말 하지 말 것 바람과 햇빛과 별빛의 약속을 모아 다만 스스로 꽃 피웠을 뿐 그렇게 또 스스로 돌아가야 할 때를 알고 있을 뿐 풍경소리 2007.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