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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이슬 내리고
아침은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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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숲 속의 나무들이 수척해지고
들판이 비워지고 나면
겨울이 불쑥
점령군 처럼 들이닥치는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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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산
눈시울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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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구와 싱크대의 연관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고단한 목공 일에 멱살 잡혀
여러 날 째 톱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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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잘 박아도
못 박기,
잘 뽑아도
못 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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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설거지는
사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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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팔자가
참
버롸이어뤼 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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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몇 해 깍두기 일을 하던 후배의 전화,
-이제 완전 백수를 시작하겠습니다.
-넌 이제부터 주겄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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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가 도대체 어떻게 이 산 중에 올랐는지
아내의 화분 속에 어느 날 꽃 한 송이 피었는데
제법 예쁜 얼굴에도 새촘이 가득하고도
한사코 통성명을 거절,
손전화를 코 끝에 들이대면 이름을 갈촤주는 용한 짓을 한다 하여
하루에 서너 번씩
한 열흘 용을 쓴 끝에 기진하여 여쭙기를
고수님들!
요 놈 이름 좀 갈촤 주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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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누옥의
대수선을 마무리 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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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들 동안
마음 청소에 정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