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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지나고
소설도 지났지만
어쨌든
첫눈이 내려야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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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깊이에서
그리웠던 이의 엽서 같은 눈이 내리면
아직도 설렐 수 있다는 것,
잠시 또
메말랐던 가슴이 촉촉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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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랫 집에서
넉가래로 눈 치우는 소리가
이승의 가장 낮은 바닥을 긁는 것 처럼
갈비뼈 사이로 들려오면
산골짜기 적막한 겨울이 시작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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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와 정환이는
당초 1박 2일의 계약 사항을 2박 3일로 변경한 채
점령군 처럼 몰려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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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우리를 참 많이 움직이게 했다.
밥 줘
목말라
호떡 먹고 싶어
술래잡기 놀이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고
워쩐 싸움 놀이에
말타기와
오만가지 에트쎄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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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진과 동시에
맥진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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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잠자리에서 두 아이가 말했다
- 할머니 내일은 차돌박이 초밥 해 줘
- 나는 김밥하고 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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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
방아깨비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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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을 100% 활용하는 딸과
외가를 200% 가동케 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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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추워진다고
추녀 끝 풍경이 날선 목소리로
하루죙일 고자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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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달력 한 장
마지막 잎새처럼
가볍고도 위태로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