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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끝나고
이런저런 뒷 일을 대략 정리한 날부터
오래 덮어 두었던 책을 펼쳐 들고는
3일 만에 다섯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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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박힌 활자들이
모래알처럼 껄끄러우니
눈 들어 사물을 보는 일이 온통 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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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때를 가려해야 하는 일들을
억지 부린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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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 때 까지만으로 선을 정한 바깥 설거지는
도대체 추워지지 않는 날씨 탓에
오늘도 여전히 발등 찍는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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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지금이라도 빨리 추워져야지
주부 습진을 떨칠 수 있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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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제안했다.
한 달에 딱 한번 아이들을 맡아주면
즈이 부부끼리 1박의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
주중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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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대답,
너희들로부터 해소된 스트레스
우리에겐
스텐레스로 쌓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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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제 몸의 잎을 떨구어 발등만 덮은 채
겨울 속에 우뚝한데
흐린 하늘은
겨울 나비 같은 눈 대신
비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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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마다 찬 비가 고여
삐그덕 신음으로 쏟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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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따듯한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