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혼돈 세상

햇꿈둥지 2020. 2. 18. 13:43

 

 

#.

소한에 비 오시고

입춘 지나 우수가 멀지 않은 날

맘 놓고 눈 내리셨다.

 

#.

우수를 얼어 죽게 할 모양이다.

 

#.

아궁이에 불 넣고

등짝 따스한 한밤을 도모하던 저녁 무렵에

갑작스런 도시의 호출이 있었다

 

#.

운곡시 한편을 더듬더듬 마친 시간

하필이면 퇴근 시간 이었다

 

#.

엉금엉금 주행법 밖에는 아무 방법이 없는 길에

규정 속도 100km를 준수 하라는

내비게이션의 철 없는 경고,

 

#.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을 경계해야 하는 도시의 거리는

통째로 묵언 수행을 시작 했는지

각양각색의 마스크...들...

 

#.

산 속에 서식하는 나와

가로등 현란한 도회의 사람들은

같은 온도의 몸을 가지고 있는걸까?

 

#.

이론 분분한 사람의 거리

묵묵한 이치뿐인 자연,

 

#.

미세 먼지로 담묵 지어진 도회의 건물들은

마천의 높이로 아득하고 음울해서

이승의 풍경인지

저승의 풍경인지,

 

#.

어두움 속살 깊이

가로등 요란한 도시의 구석에 누워

밤 새

감자 심을 궁리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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