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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이 지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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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씨 이거나
ㅇㅇ아버지로 불리던 이름 대신
627번이 그의 이름을 대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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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음주운전과
유예 기간 중에 다시 사고를 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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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건 돈과 세월"이란 낙서가 선명한
접견실을 나서던 시간
쉰 목소리로 산비둘기가 울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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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어가면 영하로 곤두박질을 하는 기온은
한낮엔 초여름 날씨 만큼 더워서
잠시 산에 들어 나무 한짐을 져 내리는 동안
온몸이 땀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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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녘이 제법 파릇 하고도
겨우내 잊었던 소리들
작은 풀숲에 종종이는 산새들 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와
겨울의 꼬리로 느껴지는 바람 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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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있던 나뭇등걸에
외계의 기호같은 문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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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 사이의 속살을 갉아대던
작은 벌레들의 궤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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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의 깊은 곳 이거나
아주 먼 곳에서 은밀하게 만들어지는 아름다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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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들이 불꽃이 되어
구들을 달군 산골짜기 오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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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곤한 꿈길에
콩
콩
콩
여우가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