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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존께서 입멸하신 보존의 네귀에 여덟본의 사라수가 있었다고 했다.
우리는
혹시의 기대를 가지고 고다와리 국립 식물원을 찾아갔다.
이곳에서 사라쌍수(沙羅雙樹/婆羅雙樹)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는 공염불이 되고 말았지만
규모와 관리되는 수목에 관계없이 제법 청정한 공기,
네팔을 둘러 보던 중 마스크를 해제한 채 가장 편안한 곳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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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이어서 관람을 겸한 소풍객들이 가득 했던 날,
마술을 보았다.
경차 한대 주차장으로 들어오고
첫번째 사람 내리고 두번째 사람 내리고, 내리고, 내리기를 아홉명...에 더하여
이것과 저것들의 이런 저런 짐들까지...
우리는 차량을
참 비효율적으로 사용 했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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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나트 스투파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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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30여분을 걸어 찾아 온 쿠마리 마할,
쿠마리는 샤카족에서만 선발되며 초경 이전의 어린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정해진 과정을 거쳐
쿠마리를 선발 하는데
그 중
동물의 사체와 피가 흥건한 공간에서 밤 새우기 같은 과정들...
불행한 여인의 한 생,
초경 이 후에는 쿠마리에서 자연인으로 돌아 가는데
대부분 결혼을 포기 한다고 한다.
신 이었던 여자...에 대한 외경심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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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3층에 있는 두개의 창을 통해 쿠마리는 하루에 두번쯤 얼굴을 보여 주신다고 했다.
그런데
사전에 거듭 거듭 강조한 "사진촬영 금지"의 알현 조건이 있었건만
어느 용감하신 중국인 청년이 커다란 줌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들이대는 통에
그토록 기다린 끝에 나타나신 쿠마리 께서는 하나, 두울, 셋...쯤의 짧은 시간 얼굴을 비쳤다가
호로록 사라져 버렸다.
그리곤
일동에게 내려진 냉정한 퇴장 명령...
그렇게 쫒겨난 모두는 다시 소란스런 광장의 군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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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먼길을 걸어 여러 시간 목빼어 기다렸는데 너무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래도 된다.
왜?
쿠마리는 신 이니까,
쿠마리는 앞의 사원 창에 걸린 그림으로 대신 할 수 밖에 없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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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리 알현 불발의 아쉬움으로 터덜 걸음을 걷는 우리 앞에 나타난
결혼 축하 행렬
옷과 치장이 참 화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