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뒷 생각들,

햇꿈둥지 2017. 3. 15. 21:15




#.

나는 다시 내 자리 내 일상으로 돌아왔다.

가벼이 훌 훌 털어 버리면 그만인 15일간의 기억들이

다른 여행 같지 않게 의식 곳곳에 진득하게 늘어 붙어있다.


먼지와

비포장의 몹시 덜컹 거리는 길과

미로 같은 골목길과

타멜 시장의 소란함과 

그리고 지진

무너지고 갈라져서

더러는 대각선의 나무 기둥에 위태롭게 기대인 모습들,


아주 잠깐

스치듯 마주쳤던 쿠마리의 어리고 까만 눈동자

전기가 건달처럼 들락이던 밤이 수줍게 깨어나는 새볔

피곤한 중에도 선하게 웃으며 두손 모으던 히말 호텔의 스리와 안주,

품에 안을 수 없도록 큰 모습의 안나푸르나

여리게 밝아오는 박명의 시간에

시리고 흰 그 산 앞에 앉아 엄마 잃은 아이처럼 찔끔 울기도 했었다.


떠나는 우리 모두의 목에

카티를 둘러주며 얼싸 안고도 아쉬웠던 사람들

우리 모두는 안녕 이라고 인사하지 않았다

기어이

다시 만나고 싶었기에,


결국

우리들은 산스크리트어 공부를 시작했다.

조금 더 가깝고 따듯하게

그들과 다시 얼싸안기 위하여,


옴마니반메훔

  (보석과 같은 연꽃이여!) 

내 발로 힘겹게 걸은 네팔 곳곳의 여행길은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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