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부처 이전의 부처

햇꿈둥지 2017. 3. 9. 10:58







#.

카투만두로 돌아 오는 길,

길가의 노점에서 말벌집 처럼 생긴 것이 있어 무엇이냐 물었더니

"얌" 이라는 이름을 알려 주었을뿐 어떻게 먹는 것인지는 그저 까만 웃음으로 덮어 버렸다.


여섯시간의 덜커덩 아슬 아슬 곡예 운전으로 도시 입구에 도착 했으나

비포장,

곳곳의 공사,

엉킨 실타래 같은 도로 위의 차들 먼지, 먼지, 먼지...


카투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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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불



#.

좌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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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 ^^















#.

사원 입구 오름 계단에서 30여명쯤 되는 유치원 아이들을 만났고

그 앙증맞은 손에 연필 이거나 볼펜 하나씩을 쥐어 주었다.


받는 아이들 보다 주는 내가 더 신이 났었다.





#.

사원을 둘러 보던 중

티벳 스님이 부르기에 갔더니만 옆자리에 앉게한 뒤

티베트어와 중국 간화자로 병기된 불경 한귀절을 읽게 하고는

머리와 어깨를 두드려 축성을 해 주었다.


옴마니반메훔

보석과 같은 연꽃이여~





#.

스와얌부 사원 안에 있는 바즈라,

금강경(金剛般若波羅蜜經-Diamond Sutra)에 나오는 금강저(金剛杵)로 인도 고대 무기 중의 하나,

제석천이 아수라와 싸울 때 코끼리를 타고 이 무기를 사용하여 아수라 무리를 쳐부쉈다고 한다.

그 후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불교 용구가 되었으며

무기 중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사실은 지혜를 뜻한다.


金剛을 Diamond 정도로 표기해 낸 맛대가리 없는 영어의 언어적 한계,




#.

우리나라 사찰 안에 정통의 불교적 건물과 불상에 더하여

산신각이 등장하여 불교와 도교의 융합 형태를 보이는 것 처럼

힌두의 남녀 성기를 상징하는 링가와 요니에 불상을 얹는 힌두와 불교의 융합 형태들이 곳곳에 보인다.


링가와 요니가 남녀의 성기를 상징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다산과 생명을 깊은 뜻으로 하는 시바신의 상징이며 지혜로의 종결이다.




#.

이곳 사원도

지진의 피해를 피 할 수 없어 이렇게 부서지고 무너진 틈새

겨우 견뎌낸 일부 사탑은 기도와 순례객으로 어지럽고 분주하다.




#.

여기서 기막힌 의문에 빠진다.

어찌하여 힌두와 불교 사원 내부에 유대교의 상징 표식인 "다윗의 별"이 등장하는 걸까?

힌두교와 불교와 유대교는 거리와 시대를 불문하고  어느 한 때 서로 삼각 관계를 형성 했었거나

침략과 정복의 아픈 상처를 안고 있거나

최소한 종교적 문양을 섞어 쓰기로 한 밀약이 있었거나... 등 등 등...


그 답은 유대교의 상징 표식과는 전혀 관계없이

힌두 시바신의 상징물인 링가와 요니를 다만 문양화 한 것 임을 어렵게 알았다.





#.

네팔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모모,

생김새도 만드는 과정도 맛도

우리나라 만두와 너무 같았으므로 그 반가움

결국 이국의 여인네들을 주방으로 뛰어들게 했으며 그 바람에 후닥닥 주문 받은 물량을 해결해 낸

주인 아줌마 조차 덩달아 신이 났었다.


음식 뿐인가

사람의 외양도 살아가는 모습의 대부분도

우리네와 너무 비슷한 것이 많아 어떤때는 내 나라의 멀게 지난 세월

그 고향 같은 느낌이 들어 편안하고 정겹기까지 했었다.



#.

이런 여행

참 각별하고 재미있는 것이

제나라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하는 남의 나라 고샅을 걸어 걸어 네팔 국립박물관으로 가는 길,


휴대폰으로 지원되는 구글 지도에 매달려

저런 길들을 찾아 걸으며 우리는 아이처럼 득의양양 우쭐해 하기도 했었다.




#.

국립박물관 내부의 대부분과 화장실이 공중변소 만큼도 관리를 못하는 연유가

역시 지진,

볕좋은 창가 의자에 앉아 깜빡 노루잠에 빠졌었다.


그 중에 번쩍 눈을 뜨게 했던 것,

연등불(燃燈佛) 또는 보광불 이거나 정광불

부처 이전의 부처 이시다.


수행자인 유동이 부처를 알현하게 되어

다섯송이의 연꽃을 공양하고 자기의 긴 머리카락을 진흙에 깔아 부처가 밟도록 하였다.

이에 부처께서 석가모니에게 성도하리라는 수기를 주셨다...는 스토리


수행자 유동은 해탈 이전의 시대에 있던 석가모니이시다.


8c 리차비 왕조 때의 조각인 마야 부인이 붓다를 출산하는 장면,

무우수(無憂樹) 가지를 잡고 출산하는 마야 부인 위에서

두명의 천신이 항아리를 기울여 꽃비로 어린 붓다를 씻어주고 있다.




 #.

돌아 오는 길

박물관 앞에 서 있는 택시들은 400루피의 요금을 고집했다.

그간의 경험으로는 절반 정도의 요금이면 될 일을 이 친구들 슬그머니 바가지를 씌울 모양,

여러 차례의 실랑이와 고민 끝에 내린 결론,

걷자

까짓거 바가지 한번 쓰지...의 다음 순서로

이들 택시를 타는 한국사람 누구든지 바가지 대상이 될 것 이므로,

터덜터덜 늘어져 들어오는 길에

밀리고 늘어선 차량과 오토바이들 요란한 경적 소리의 속살을 들여다 보니


장가 간다고

시집 간다고

요란하게 앞장 선 브라스밴드 뒤에 줄줄이 늘어선 차량과 릭샤와 사람들,


소란한 중에도

먼지 풀썩이는 중에도

참 성실하고 명랑한 사람들,





#.

창의성 이었을까 아님 극성이었을까?

우리나라 안에 있는 대부분의 야채를 파는 시장에 들려 우리는 배추를 사고 고추가루를 사고...그렇게 결국

김치를 담글수 있었다.


돌아 다니는 낮 동안을 제외한 아침과 저녘,

빵과 더히(요구르트) 양배추 한통과 토마토나 당근 등의 채소로 준비한 식탁은 성찬이 되었었다.





#.

한 사년쯤

간간히의 외출과 지난해 인도 여행에 더해 네팔 까지의 고된 여정을 함께 걸어 오던 신발이

그간의 고단을 더는 못 견디겠다고 입을 벌리고 말았다.

아르준의 도움으로 찾아간 신발가게 총각 주인은 7.500루피의 신발값을 절반으로 뚝 잘라 버린 뒤

아픈 발에 신겨 주었다.


오늘 걸은 거리는 어제의 두배쯤

서서도 잠이 들 것 처럼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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