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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지지배와 까까머리 머시매가 만나
가시되고 버시되어 살다가
쌓이고 쌓인 아내의 날들조차
甲이 되었다 하여
작은 자리 촛불 하나 밝히고
서로의 산 날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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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는게 아니라 쌓이는 것,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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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기는 했으되
팍삭 늙어지지 않아서
늙음도 젊음도 아닌 어중간한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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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네살이 되어
10월쯤에는 오빠이거나 엉아가 될거라고 우쭐한 정우가
어린이집 버젼의 노래와 율동으로 흥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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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세월 마늘쪽 같은 뺨 부비며 살자고 다짐은 하였지만
어렵겠다.
세월에 장아찌 된 뺨이 조금씩 곶감처럼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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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변화,
아내는 이제 늘 앞장서서
"나 없으면 어떻게 사누?..."
"복인줄 알고 살아야지"
"나니까 여태 살았지..." 등 등의
환갑맞이 갑질 이거나
담지적 호언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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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의 마비 증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나는
까짓거 그러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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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손 잡은 형제들
아직 홀로의 아픔들은 없으니
그만 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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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또 무슨 염치로
오로지 건강...을 축수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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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힘내시요
백수가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