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甲의 還

햇꿈둥지 2017. 3. 30. 13:05





#.

단발머리 지지배와 까까머리 머시매가 만나

가시되고 버시되어 살다가

쌓이고 쌓인 아내의 날들조차

甲이 되었다 하여

작은 자리 촛불 하나 밝히고

서로의 산 날들을 위로했다.


#.

시간은 흐르는게 아니라 쌓이는 것,

맞다.


#.

쌓이기는 했으되

팍삭 늙어지지 않아서


늙음도 젊음도 아닌 어중간한 세월,


#.

이제 네살이 되어

10월쯤에는 오빠이거나 엉아가 될거라고 우쭐한 정우가

어린이집 버젼의 노래와 율동으로 흥겨웠다.


#.

남은 세월 마늘쪽 같은 뺨 부비며 살자고 다짐은 하였지만

어렵겠다.

세월에 장아찌 된 뺨이 조금씩 곶감처럼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

또 다른 변화,

아내는 이제 늘 앞장서서

"나 없으면 어떻게 사누?..."

"복인줄 알고 살아야지"

"나니까 여태 살았지..." 등 등의

환갑맞이 갑질 이거나

담지적 호언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

이성과 감성의 마비 증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나는

까짓거 그러거나 말거나~


#.

어쨌거나

손 잡은 형제들

아직 홀로의 아픔들은 없으니

그만 천복, 


#.

거기에 또 무슨 염치로

오로지 건강...을 축수하랴


#.

마누라 힘내시요

백수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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