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만삭의 꽃,

햇꿈둥지 2021. 4. 10. 12:10

 

 

#.

4월도 

중순의 날들,

 

#.

어느새

꽃들은 만삭이다.

 

#.

길 공사의 부진은

농사일 조차 늘어지게 만들어

겨우 겨우 감자를 심었다.

 

#.

그러나 이제

시골살이 서른 해가 넘는 내공으로

심지 않고도 얻는 법을 깨우쳐서

 

#.

집 주변 무성한

달래

홑잎에

이런저런 새순들을 바구니 가득 얻었으니

 

#.

뱃속의

화엄,

 

#.

기왕의 일

구들방 마르기를 기다려

바닥과 벽면 도배를 다시 하기 위해

황토 염색 중,

 

#.

제법 머리 써서

아랫목 부분에 사각의 홈을 만들었다.

 

#.

자찬하기로는 업그레이드

지켜본 아내의 반응은

별 효과 없으리라는 없그레이드,

 

#.

겨울나도록 쓰기에 매달렸던

어느 고승의 글 하나를 마무리한다.

그의 글 속처럼

순백의 공간 속에 나를 고요하게 하는 일,

 

#.

꽃 피고 

꽃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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