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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명절이 된다고
평균 연령 70쯤의 마을 사람들이 모여
풀 베고 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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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 지난 절기에
폭염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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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등짝에도
땀띠가 솟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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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60%의 비 예보를 건성으로 들었는데
이른 새벽부터
장맛비만큼의 기세로
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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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은(亦天恩)이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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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자랄똥 말똥 하던 김장 채소들이
푸르게 일어서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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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 더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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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일도 막고
오는 일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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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 · · 라고
멸종 위기에 놓인 며느리의 의무를 며느리적 자세로 얘기했으나
고통 분담?을 위해
친정에서 명절을 지내도록 간곡히 일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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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우리는 아무도 모르게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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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집들이 송편을 찌고 전을 부치는
이른 새벽에
살곰살곰 까치발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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