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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말림용 비닐하우스 한 동을 지을 궁리로
건너 마을 아우에게
이러저러한 크기의 중고 비닐하우스 자재를 구 할 수 있겠는가 물었더니
어제 문득 전화하여
재 너머에 비슷한 크기의 비닐하우스 세동이 있는데
셀뿌로 철거해야 한다는 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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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할 곳에 도착하여 보니
아담한 흙집도
철거해야 할 비닐하우스도 설치한 지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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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유를 물으니
귀촌한 주인 양반이 갑자기 병이 생겨
급히 팔고 치료를 위해 떠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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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을 하는 아우는
허리를 펴고 쉬는 종 종
요따우 푸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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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기는 암 치료를 위해 비닐하우스를 버리고
정신 나간 두 암 쟁이는 비닐하우스를 옮겨 짓겠다고
가을 햇볕 아래 생똥 쌀 고생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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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이 물에 가라앉는 듯 힘들었던 밤
깊은 새벽에 또르륵 문자 하나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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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치매로 익어가는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시골집으로 들어 간 친구가 화장실에서 쓰러져
1+1의 상황을 만들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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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이 눈물겨운 건지
우리 사는 게 눈물겨운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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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은
별거 아닌 일에도 자주 찔끔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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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명수 한 병 곱게 싸들고
친구의 이마를 짚어보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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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비워주고
새로 구 한 제 집 들어가는데 한 달의 공백을 만든 딸과
금쪽같은 아이들이
그 시간을 산 중에서 메꾸겠노라 몰려와서
무덤 속 같던 누옥이 왁자하고 지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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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한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