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가을 절명,

햇꿈둥지 2023. 11. 11. 04:13

 

#. 
어깨 통증이 제법 가벼워진 날
치통이 시작되었다.

#.
위로 아래로
안으로 밖으로
어디 한 곳 성한 데가 없다.

#. 
뽑기를 각오하고 병원엘 갔더니
'그래도 본래 이빨이 제일 좋은 것'이라며
그냥 씌워서 더 쓰시라는 젊은 의사,

#.
중단했던 새벽 책 읽기를
살곰 살곰
다시 시작,

#.

비 오시고 바람 불더니
한파주의보가 발령되었다.

#.
가을은
변변한 인사도 나눌새 없이 절명해 버려서
마당 가득한
나뭇잎들의 순교,

#.
서리는 기본
때때로 살얼음,

#.
여전히 알록달록 흐드러진
뜨락의 국화꽃을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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