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5월 앙꼬,

햇꿈둥지 2022. 5. 15. 04:24

 

 

#.

오랫동안 코로나에 갇혀 있던

산골 이웃의 점심 모임이었다.

 

#. 

어머니 살아생전에

늘 말씀하시던

'사람이 도를 넘지 말고 살아야...'의 유훈을 어긴 채

강원도 넘어

충청도에서 만났다.

 

#.

밥 먹는 시간 30분,

식후 수다 두 시간,

 

#.

복마지전을 뛰쳐나오는 수호지의 108 마왕처럼

쉬지 않고 수다 수다하였다.

 

#. 

코로나에 걸렸던 얘기,

코로나에 못 걸렸던 얘기,

 

#.

방법을 분명히 알아 예방을 한 경우

안 걸린 것이 맞는데

도대체

피 할 방법을 알 수 없었던 긴 시간

그저 무덤덤 지나왔으니

못 걸린 것이 맞다.

 

#.

돌아오는 길,

잠시 빗발

목마른 작물들 갈증만 키운 것 같다.

 

#.

땅 속에 스며든 것 없이

몽땅 비닐 위에 누워

방울방울마다

눈꼽만큼씩의 송화가루를

붕어빵의 팥소처럼 끌어안고 있는 빗방울들,

 

#.

그리고 깊은 밤엔

치렁한 달빛 자락이

누옥의 작은 창을 열고 들어 와

길게 누워 도란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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