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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새해 계획은
바느질 방을 넓히고 옮기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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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엄두도 못 낼 무게의 미싱을 옮기는 일 외에
조명의 밝기를 높이는 일은
부탁도 강압도 아닌
눈치 있는 마당쇠의 알아서 기는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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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리에 궁리를 더 한 끝에
첫 번째로 지난해 셀뿌로 만들었던 조명등에 더하여
두 번째 수도 교체하고 보관해 두었던 굵은 철선으로 행거를 만들고
세 번째로 인문학 교재에 끼워져 있던 스프링 고리를 분해하여
전선의 좌우 이동용 고리로 사용함과 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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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돈 들인 것 없이
주변에 굴러 다니던 이런저런 잡동사니들을 다시 조합함으로써
그런대로
근천스럽지 않은 뽀다구는 물론,
획기적 기능을 탑재하여
상하좌우 조절이 가능한 조명 기구를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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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잠깐의 시간을 들여 마무리된 일을 놓고
아내는 다소 호들갑 섞인 감탄을 연발하였으므로
조신하게 한쪽 귀퉁이에 앉아 한마디 하기를
I`m happy that you like it,
헌신적 노력에 더한
영문을 모르는 아부까지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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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토정비결에는
토끼를 타고 범을 잡고
난지도에서도 산삼을 캘 것이라고 되어 있으나
이 또한 어느 돌팔이 헛발질이 분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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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무려 석 삼일씩이나
약 취한 바퀴벌레처럼 발라당 누워 만고강산이라는 연휴에
나는 어찌하여 이리 고단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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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추녀 끝 풍경을 걷어차고 지나가는
건달 바람이 무성하고
허공 가득 유리조각 같은 냉기만 쏟아지는
산 중
한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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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아이들 더불어
마음껏 깔깔대소 하였으니
범을 잡은들 무슨 소용이며
난지도 산삼은 또 어디에 쓰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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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보다 한 해 더 낡은 팔자
이만하면 됐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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