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창 안의 봄,

햇꿈둥지 2021. 1. 12. 06:39

 

 

#.

찾고 찾기를 근 한 달여

중고의 책 값이

새 책의 곱에 곱으로 매겨진 책 한 권을

 

#.

어찌어찌 출판사에 전화를 넣는 극성 끝에 

구 해 들고는

 

#.

모두 읽었을 때 보다

더 큰 희열을 느끼니

그저 갖고자 하는 욕심뿐이었는지...

 

#.

최강 추위라는 엄포에 걸맞게

온통 얼어붙던 산골의 며칠,

 

#.

저녁연기 이거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몇 개만이

유일한 동사가 되어 흔들리는

산골마을,

 

#.

모두들

잔뜩 옹크린 채

잔기침 던져가며 겨울을 건너는 중,

 

#.

이 추위 속에

잠 깨임이 아닌 불면의 뒤척임이 하도 무거워

털어 버리듯 잠자리를 개켜 놓고

묵은 책 읽기와

엉터리 글 쓰기로

신새벽 도깨비놀음,

 

#.

부지런하신 블로그 동무 몇 분의 발걸음에 치여

괜히 허둥거리던 며칠, 

 

#.

아무래도

가랑이가 찢어질 듯하여

숨 고르기 중,

 

#.

봄소식에

자꾸 목을 늘이게 되니

겨울에 지쳐가는 걸까?

 

#.

누옥의 창안

인색한 볕을 모아 잠시 화들짝 한 꽃송이들에

자꾸 눈길이 걸린다.

 

'소토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떻게든 겨울나기,  (0) 2021.01.24
맘 놓고 눈,  (0) 2021.01.19
삭풍당당  (0) 2021.01.08
우렁 서방  (0) 2021.01.03
짓다.  (0) 202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