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이~
이 나물 먹는거래여?
이름은 뭐이래여?
으잉~
그기는 어린 순애기를 짤라서 기냥 꼬추장 찌그 묵으먼 되는거래이
할머이는 우찌 그리 나물을 마이 안대여?
열번 캐서 백번 다듬으면 내츠럼 알게 되는거래이~
어금니가 시원찮고도
앞니마져 부실한 할머니 두분이 밭일을 잠시 쉬시는 사이
밭두렁 아무 놈이나 그저 잡히는대로 순을 꺾어 고추장 콕 찍어 오물오물
깡마르고 그을은 손등에 노랑 나비 한마리 앉을동 말동
금싸라기 햇살 일렁이는 들판엔
장대 같은 아지랑이만 너울너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