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열번 캐서 백번 다듬으면

햇꿈둥지 2009. 4. 23. 15:30

 

 

 

 

 

할머이~

이 나물 먹는거래여?

이름은 뭐이래여?

 

으잉~

그기는 어린 순애기를 짤라서 기냥 꼬추장 찌그 묵으먼 되는거래이

 

할머이는 우찌 그리 나물을 마이 안대여?

 

열번 캐서 백번 다듬으면 내츠럼 알게 되는거래이~

 

어금니가 시원찮고도

앞니마져 부실한 할머니 두분이 밭일을 잠시 쉬시는 사이

밭두렁 아무 놈이나 그저 잡히는대로 순을 꺾어 고추장 콕 찍어 오물오물

깡마르고 그을은 손등에 노랑 나비 한마리 앉을동 말동

금싸라기 햇살 일렁이는 들판엔

장대 같은 아지랑이만 너울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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