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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지역에서의 수업을
깜박 놓쳤다?는 아내의 건망증을 위무 한다고
건성으로 했던 훈수가 어깨 위의 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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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이틀,
충청도 한복판에 새로 만들어진 도시와
다음 날은 그 도시 옆댕이의 더 큰 도시에서 또 한번
이렇게 두번을 출석해야 한다는 거시였다
어쨌든 친구 집에서 하루 묵어가며
홀로 막중한 임무를 완수 하겠노라는 얘기를 듣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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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 따라 하룻밤 캠핑을 하면 어떨까?
별 생각없이 던진 한마디가
거둘 틈 없이 채택 되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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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시 둘레에 닭발 모양으로 생겨 먹었다는 산 품에 들어
조그맣게 옹크린 텐트 한동을 설치한 채
아내는 부엉이 우는 한밤을 희희낙낙 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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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하고
설겆이 하기에
왼갖 일 도맡아 해야 하는 마당쇠인 나는
초저녁 어둠이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까무러쳐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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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
'남편'의 뜻을
남의 편...인 사람으로 말 하는 이도 있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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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뜻은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남자"가 "남편 이라고
실천에 관계없이 얘기해 왔음에 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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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꼴이 되기 까지의 모든 원인이
오로지 내 입방정 탓 이기에
득도한 마음으로
가자면 가고
하라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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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 마당쇠의 1박을 마치고 돌아 오는 길,
먼 산 넘어로 우리의 오두막이 가늠 되는 곳에서 부터
하늘이 내려 앉은듯 퍼 붓는 소나기,
문득 데크 위에 널려 있는 고추의 안부가 걱정 되었으나
날아 갈 수도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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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허위 내 집에 당도해 보니
다행스럽게도 집을 포함한 일대로는 여전히 햇볕 쨍 했으므로
고추는 무사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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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말을 잘 들으면
하늘조차 도움을 주시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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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거야 알꺼이 없지만
어쨌든 자주 캠핑을 가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