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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캡
초강력 하고도
짱 힘쎈 태풍이 온다고
티비마다 하두 바람을 잡아대는 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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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네 집과 딸네집에 전화해서
절때루 밖에 나가지 말아라
창문마다 아예 못질을 해 둬라
혹시 전화를 통해 바람이 들어 올 수도 있으니
전화도 받지 말아라
온 가족을 질긴 끈으로 꽁 꽁 묶고 있어라
뭐든지 쉬지 말고 먹어 체중으로라도 버틸 수 있게 해 봐라
주옥같은 잔소리로 걱정을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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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 걱정은 언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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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상을 거둔 시간부터
거친 바람들이 함부로 허공 길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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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던 산골 한낮을 휘청이게 한 태풍은
비와 바람을 마음껏 탕진한 뒤
어둠 속으로 떠나버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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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가득 누운 나뭇잎들,
본격 가을이 당도하기도 전에
미리 낙엽되어 어수선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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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비바람 속에서도
배추는 잎이 넓어지고
무들은 앙증맞은 새싹으로 올라섰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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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사이
사람만 불안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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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클어진 집 주변을 정리해서
정갈한 마음으로 추석을 지내고나면
훌쩍
가을 깊어지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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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 갈고
붓 들어
툭하면 가을빛에 흔들리는 마음 올기들을
다독다독 묶어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