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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온다하니
새로운 해를 봐야 한다고
지난해 마지막 날부터 새해의 첫날까지 고속도로며 전용도로며
동쪽으로 향하는 길들은 몸살을 앓았고
마을마다 곳곳마다 높직한 곳에서 조차 해맞이 행사로 난리를 일구었다
우리 안에
한 올 햇살도 없어서 절망스런 일년을 살았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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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년
백호의 해 란다
청룡,주작,현무와 더불어 사신수 중 서쪽을 지키는 신묘한 영물 이란다
일년 내내 꼿꼿이 서 서 서쪽만 바라보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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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을 패다가
눈을 치우다가
문득
산밑 눈덮인 밭을 어지렁 배회했다
산책(散策)이란 말대로라면 생각과 궁리를 흩어 버리고 내려 놓은채
바람처럼 빈 마음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산책하며 구상을 한다?"
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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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초 휴일의 긴 시간 동안은 눈 치우는 일이 제일 큰 일이었다
그리고
새해 새일을 시작 하겠노라고 산골을 내려서는 새볔,
치운 눈의 곱절쯤 되는 눈이 쌓이고도
하염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눈 치운 일이 도로아미타불이 되거나 말거나 아이처럼 마냥 좋으니
한살을 더 먹고도
어찌 할 수 없는 이 철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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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뵈었거나
올 한해 새로운 인연으로 뵈올분들
난지도에서도 산삼을 캐시고
개천에서도 고래를 잡으시는
운수대통의 한해 되시옵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