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을 헤쳐 낸 전사처럼
나 또 제자리로 돌아 왔다네
꽃 향기 같은 침묵의 언어조차 없는 거리
마주치는 모든 것 들에는
부등가의 가격표만 주렁주렁 매달려서
모든 이정표의 끝 부분은 언제나 입구,
가슴 한구석에 겨우 매달린
아리아도네의 실타래 같은 가족애에 매달려
견비통이 묵직한 어깨 가득
내일 하루만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사람의 지폐
몇장을 얻어 왔을 뿐
이미
지상의 모든 그림자는 어둠 속에 격납되어 버린 시간
흐린 불빛 하나 큰 산의 창 으로 밝혀진
지붕 낮은 내 집 뜨락에 올라 서서
두서 없는 세간의 공식을 폐기처분 하고 있다네
어차피
내일이면 또
서슬 같은 유혹이 되거나
유린의 허방다리가 될 놈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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