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큰길가의 꽃집들이 활짝 피어났다
그 안 형형색색 자태 고운 기화요초들에 이젠 마음 빼앗기지 않는다
내집 주변에 버려지듯 만개하는 온갖 꽃들에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자 할 뿐,
시골 도자기 행사장엔
때 맞춘 후보자들만 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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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색보다 진한 원색의 어깨띠를 두르고 명함 돌리고 악수하기 바쁜 틈새,
이 나라에서 가장 연조 있다는 경로당에서는
어찌하여 후보 하나 내세우지 않는걸까...
기어이
몇년의 묵은 잠을 깨운 집 뒤 꼬맹이 터전을 밭으로 일구었다.
집 주변에 온통 난장을 일구며 솟아 오르는 망초 여린 순을 안주 삼고
찰랑하게 따라진 막걸리 잔 속에 나 보다 먼저 취한 봄햇살이 흐느적 녹아드는 산골의
이일 저일...
시장을 기웃거려 사 먹는 일을 줄이자
우리 스스로의 건강을 지켜가는 일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가꾼 것들로 밥상을 차리는 일
상추와 배추와 당귀를 심고
산마늘을 그늘진 곳으로 옮겨 심고도
곰취와 곤드레를 손바닥 만큼씩의 터전에 골고루 심었다
사는 일에
헛되이 버려지는 것이 없어야 하는 것 처럼
시골살이 함부로 놀려지는 땅이 없도록 해야 할 일,
꽃순부터 올려 봄을 맞이했던 돌단풍은
이제 아우성으로 잎을 올려 한낮엔 의젓하다
늦은 봄 흥건하게 누워 있는
소토골 구석 구석을 갈고 씨 뿌려 성실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꽃잎 눕고
변변한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 채 변덕스런 애인처럼 떠나고 말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