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더 바쁜 휴일

햇꿈둥지 2007. 1. 15. 10:27

 

 

 

먼곳의 친구들이 들이 닥쳤습니다

 

저희 부부야 날날리 빵구 신자이니 교회 안 보다는 교회 밖 놀이에 환장을 해 있는 터라

두 부부만 주일 미사에 밀어 넣은 일이 미안도 하여

가까이에 있는 배론 성지를 둘러 보기로 하였습니다 

 

마을 입구 부터 요란하게 눈에 띄는

"납골당 절대 반대"라는 붉은 색 구호들이 바람마다 날선 단어들을 흩뿌리고 있습니다

죽어 떠난 조상과의 연결 고리 없이 오늘을 살 수 있는 생명 있으랴...싶은 중에도

저렇게 싫어 몸부림 치는 주민들 무시하고 기어이 만들어야 하는 사람은 또 누군고?

 

[최 양업 도마 신부 조각 공원]이란 것이 새롭고 말끔히 조성 되어 있길래

둘러 둘러 보다 보니...

바로 요것이 납골 묘원이라...

 

어떤 형태로든 산 사람의 주검은 사람의 손을 빌어 거두어져야 할 일이지만

이렇게까지 산 사람의 언저리에서 그들의 공식과 방식에 묶여 있어야 할까?

진정으로 죽은 이를 위한 자유의 방식은 없는걸까?...

 

 

 

술 이라면 반경 5미터를 벗어나지 못하는 습성이

만난 세사람의 공통점 이지만

우선은 웰빙...하기로 하자

 

사는 가까이의 숯가마를 찾아 갑니다

불시의 방문으로

소나기에 번개 맞듯 만나기는 했지만

늘상 서로의 가슴 속에 그리움으로 맴돌던 사람들이니

포근하고 따듯 합니다

 

땅에 기대어 먹고 살던 시절에야

노동과 운동이 분리되어 있었으랴?...

 

좋다고

좋다고

뱃살을 출렁이는 일군의 아줌씨들

그 뜨거운 숯막에 들어 앉아 땀과 함께 진을 빼고 있습니다 

 

키 보다 더 크게 혈압이 높다고

지난 번 보다는 무릎 통증이 시원해 졌다고

뱃살도 빠지고 제법 허리도 들어 갔다고...

그 뜨거운 불가마 속에 들어 앉아

어허~ 시원하다...를 연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입구에 놓인 보따리 마다 넘치는 먹을거리들...

 

 

 

숯을 빼내고 난 뒤

이글 거리는 잉걸 불 입니다

 

이작은 마당을 다녀 가시는 모든 님들 가슴 속에도

잉걸불 처럼 뜨거운 사랑이 늘 이글 거리기를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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