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풍경소리

해장

햇꿈둥지 2007. 1. 12. 10:49

 

 

 

 

작취로 덩이진 눈꼽을 달고

쓰린 속에 해장술 한잔 털어 넣어 본 일 있어?

 

지난 밤 이마를 부딪히며 깔 깔 대던 술잔들이

아른 아른 코끝의 단내로 살아나고

 도막났던 시간들이

해장술 한잔이면

잘렸던 도마뱀 꼬리처럼 되 살아난다고...

 

때론 난장의 회오리 처럼

더러는 무성한 유리 조각처럼 아프게 몸속에 박히던 어제의 시간들을

끌어 안지도

털어 낼 수도 없어서

이게 사는거 아니겠느냐고

언놈은 별 수 있겠느냐고

좁은 그 어깨를 도닥이며

흐렸던 하루를 술잔에 털어 넣어 가슴 적셨는데

여전히 새로운 하루는

어제처럼 내 앞에 서 있고

나는 또 외통수

 

까짓거

해장술 한잔을 털어 넣듯

 

오늘 하루

신발 끈을 고쳐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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