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취로 덩이진 눈꼽을 달고
쓰린 속에 해장술 한잔 털어 넣어 본 일 있어?
지난 밤 이마를 부딪히며 깔 깔 대던 술잔들이
아른 아른 코끝의 단내로 살아나고
도막났던 시간들이
해장술 한잔이면
잘렸던 도마뱀 꼬리처럼 되 살아난다고...
때론 난장의 회오리 처럼
더러는 무성한 유리 조각처럼 아프게 몸속에 박히던 어제의 시간들을
끌어 안지도
털어 낼 수도 없어서
이게 사는거 아니겠느냐고
언놈은 별 수 있겠느냐고
좁은 그 어깨를 도닥이며
흐렸던 하루를 술잔에 털어 넣어 가슴 적셨는데
여전히 새로운 하루는
어제처럼 내 앞에 서 있고
나는 또 외통수
까짓거
해장술 한잔을 털어 넣듯
오늘 하루
또
신발 끈을 고쳐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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