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바람 풍경소리

소토골 일기

달빛 유희

햇꿈둥지 2006. 2. 16. 14:35

 

 

대보름 달이 휘영청 밝습니다

 

 

망원 렌즈로 당겨 찍으니

노랫말 처럼 쟁반 같은 달이 되었습니다

 

 

달빛이 그림자를 드리울 만큼 깊은 밤에

영월 어느님 댁에

축령산 자락에서 오시고

서울에서 오시고

충주에서 달려 오신 이곳 저곳 님들이 둘러 앉아

그야말로 달빛 유희를 즐깁니다

 

 

주인댁 님의

"아침 여덟시 전 기상시 총살..."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나신 님들

애덜처럼 잣에 불을 붙여

불꽃을 보며 한해 운수를 점 치십니다

활활 타 오르는 불꽃에 한해의 대박을 예언 하시는 토담거사님 이십니다

 

 

불꽃 점에 이어

부럼과 귀밝기 술 입니다

물론

양쪽 귀가 이상없이 잘 들려야 하므로

왼쪽 귀를 위하여 왼손으로 한잔,

오른쪽 귀를 위하여 오른쪽 손으로 한잔...

이렇게 마셔야 한다고 고집 부리며 두잔을 마셨습니다

이 또한

저 만...

 

 

거지가 겨울 잘 나고 꽃 바람에 얼어 죽는다고 합니다만

입춘이 지났으므로 법적으로는 분명히 봄 이어야 하는 어느 날에

펄썩~

눈이 내리므로써

세시간 넘는 삽질 끝에 길을 개통하고

그 기념으로 식구 하나를 늘려 보았습니다

여름까지 녹지 말고 남아서 파리라도 잡아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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