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만들어야지...벼르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시골살이에 어울리는 나무절구 였습니다
3년전에 구해놓은 나뭇둥치가 삭아질까 걱정도 되고
봄볕처럼 따듯하니 겨우내 옹크렸던 어깨에 힘이 솟습니다
우선
겉껍질을 공손하게 벗겨 낸 후
파낼 부분을 표시해 놓은 뒤에
엔진톱으로 십자 깊이로 홈을 내었습니다
무작정 끌을 들이대고 망치질 부터 하면 바짝 마른 나무가 갈라 질 수도 있을테니까요
햄머 드릴에 끼워 사용 할 수 있는 커다란 끌을 준비 했습니다
이 정도 일에 동원된 장비들이 거의 중장비 수준 입니다
시간도 힘도 좀 덜 들일 방법이 없을까?...의 잔머리 결론이 얼마나 많은 효과를 낼지는 모르겠지만
정성 들일 만큼
힘 쓸 만큼...다 들어야 절구가 된다는 결론,
허긴
어떤 일이든 그렇지 않은 것 있으랴만...
한 나절 용을 쓴 결과
대충의 절구 모양새는 갖추어 갑니다만
팔 부터 시작해서 어깨 허리...
온 몸이 결립니다
별스럽지 않은 음식 조금 준비 한다고 차를 이용해 면소재지 방앗간 출입도 번거롭고
그저 시골 살림 구색 갖추기가 아닌
꼭 필요한 도구를 꼭 필요하게 사용 할 줄 아는 것도 시골살이 정도가 아니겠는지요
대충 절구 모양새를 다듬어 가는 마당 곁을 건성 들여다 보던 아내의 말씀,
"이제 인절미도 메주도 당신이 찧어 주면 되겠네?"
달나라에서 계수나무 절구에 방아를 찧는 토끼가 암토끼 인 것도 모르시나???
미완의 상태 이거니 다음에 다시 하자...
남는 시간 막걸리 한잔 마시고
봄볕 아래 늘어진 낮잠 한잠 때리며
콩닥 콩닥 절구 찧는 꿈이라도 꾸어야 겠습니다